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스토커 파일] ④학습된 상습범죄→계획범죄...참극 '무방비'

기사입력 : 2022년10월18일 11:42

최종수정 : 2022년10월27일 13:36

"상습범죄 통한 학습 결과가 계획범죄의 치밀함 높여"
"스토커들, 낮은 사회성과 인간애...자기중심적 성향"
"예측할 수 없는 범행 위험, 가해자 감시 강화해야"

직접적인 접촉은 없지만 상대방을 쫓아다니거나 전화, 편지, 온라인 등으로 불안과 공포를 주는 스토킹(stalking)은 근래 확산되는 범죄다. 스토킹은 자신의 요구를 상대방이 거부할 때 흉악 범죄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이에 뉴스핌은 범죄 예방 및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연재로 스토킹을 추적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철저히 계획된 보복범죄였다"

직장동료였던 역무원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전주환의 범행은 철저한 계획하에 이뤄졌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피해자가 사는 곳을 처음으로 찾아가기 전 그 일대 강수량을 인터넷으로 찾아볼 정도로 치밀했다. 우산을 쓴 피해자를 알아보지 못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스토킹 범죄가 위험한 이유는 계획범죄라는 점이다. 가해자들은 우발적인 범죄를 주장하지만, 수사 결과 피해자의 특성과 주변 환경, 가족 관계 등을 완벽히 파악한 후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대다수다. 

[스토커 파일] 글싣는 순서

1. '욕구불만&보복심리', 흉악 범죄로 확대
2. '순정'에서 '집착'으로…명확해진 '스토킹범죄'
3. 겉보기엔 평범…범행시 치밀·계획적 돌변
4. 학습된 상습범죄→계획범죄...참극 '무방비'
5. 피하면 안전? 잠재 피해자 위한 근본 대책은
6. 끝나지 않은 피해…유족 눈물은 누가 닦아주나

잔혹한 범행으로 사회적인 충격을 줬던 김태현과 김병찬 또한 처음은 스토킹으로 시작했지만 피해자들이 본인들의 의사를 받아주지 않자 계획 살인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계획범죄는 상습범죄를 통한 학습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스토커들의 일방적인 접근을 거부하는 피해자들의 반응이 하나둘 쌓이면서 범죄의 방향성이 잡히고 그 계획 또한 더욱 치밀해진다는 것이다.

스토커들의 접근 행위 자체를 막는 감시조치만이 눈앞에 닥친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을 차단할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 2022.09.21 mironj19@newspim.com

◆ 상습범죄에서 비롯된 치밀함

신당동 스토킹 살인사건의 가해자 전주환은 이미 직장동료였던 피해자에게 불법 촬영물을 보내고 협박해 스토킹처벌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8월 징역 9년을 구형받은 당일 범행으로 인한 처벌이 현실화됐음에도 또다시 피해자를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전씨는 지하철 역무실을 찾아가 피해자 집 주소와 근무정보를 빼냈고, 본인의 동성을 감추기 위해 휴대전화의 위치정보시스템(GPS) 정보를 조작하는 앱까지 사용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흔적이 남지 않도록 1회용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피해자의 거주지를 찾아가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하자 범행이 벌어진 지난달 14일, 피해자가 야간근무 중인 신당역을 직접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자들이 전 씨처럼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에 나서는 것은 일반 범죄와 구별되는 특성이라고 봤다. 스토킹 범죄가 위험한 이유이기도 하다. 

경미한 스토킹 범죄의 경우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살해로 이어지는 스토킹 범죄는 계획적으로 이뤄진다. 경북 안동시청 산하기관 소속의 공무원 A씨는 본인의 만남 요구를 들어주지 않던 동료를 집요하게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로 지난 13일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A씨의 범행 역시 계획적인 살인이었다.

재판부는 "A씨가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주차타워에서 피해자가 출근하길 기다리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지적했다.

송병호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은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은 치밀하고 계획적이라는 점"이라며 "특히 반복적인 상습범죄를 통해 학습효과가 이뤄져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범죄의 방향성이 잡히고 계획이 더욱 구체화돼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말처럼 본인을 받아줄 것이라는 기대 하에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지속해서 스토킹하는 행위가 범죄의 위험을 더욱 키운다"고 판단했다.

송 회장은 스토킹 범죄자들의 사회·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이 일반 사람들과 다른 특성을 보이는 것도 위험 요소라고 봤다.

그는 "스토킹 범죄자들은 인간애가 없다고 볼 수 있으며, 성취 주의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특성이 있다"며 "아동성범죄자들이 본인의 욕구 해결이라는 목적을 위해 아동을 노린 성범죄를 기어코 저지르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씨에 대한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 자기중심적이며 주관적인 해석 양상을 보이는 특성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잘못은 합리화하지만 문제의 원인을 외부적 요인으로 돌리고, 분노와 적개심이 타인을 향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에서 또한 미래에 대한 비관으로 피해자에게 강한 적개심을 느낀 것으로 분석됐으며, 폭력 범죄의 재범 위험성은 '높음' 수준이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보당원들이 신당역 스토키엄죄 강력처벌 촉구! 영장기각 판사 징계 촉구 국민 서명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9.21 hwang@newspim.com

◆ 위험을 피할 수 없는 그 자체가 '위험'

스토킹 범죄는 치밀한 계획범죄지만 피해자들은 범행을 예측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참극을 당한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해자 역시 야간근무 중이었던 지난달 14일 밤, 신당역으로 전 씨가 찾아올 것이라는 상황을 짐작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김병찬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이미 경찰의 보호까지 받고 있던 피해자는 김 씨가 본인을 찾아온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는 사건 당시 착용 중인 스마트워치로 긴급구조 요청을 보냈으나, 경찰은 12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스마트워치의 위치 인식 오류로 엉뚱한 곳에 출동했고, 사건 현장에 뒤늦게 도착하면서 피해자 구조 시점을 놓쳤다.

이처럼 신변보호를 받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 범행을 피할 수 없는 만큼 피해자 보호 조치 보다는 가해자 감시 조치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 범죄의 가장 큰 위험성은 말 그대로 피해자가 위험을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어떠한 위험이 가해질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 또한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하기 어렵고 위험한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 보다는 가해자가 범행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이후 검·경 논의를 통해 나온 스토킹 범죄자 정보 공유도 대책이 될 수 있다"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정작 스토킹 범죄 전력이 있는 범죄자의 정보를 알지 못하면 현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스토킹 범죄 중 경찰의 강력 수사나 감시 조치가 필요한 범죄를 빠르게 구분해서 대응하고, 스토킹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y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