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보고 10대 고전 명구에 드러난 신노선
시진핑 총서기 맑스주의 중화주의 결합강조
중화문명 우수성 강조 중국 가치 세계 전파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유난히 맑스주의(마르크스주의)를 강조했습니다.
모두 15개 항목으로 나눠진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보고에서도 맑스주의는 '맑스주의 중국화와 시대화'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항목에 배치됐습니다. 1번 항목이 19기와 18기 5~10년에 대한 회고와 평가임을 감안할 때 맔스주의가 사실상 20 보고의 첫 번째 항목에 배치된 셈입니다.
중국 당대회 보고는 말할 것도 없이 유일 집권당인 공산당과 국가의 향후 5년 또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공산당이 앞으로 어떤 이념과 노선을 지향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히는 것이지요. 20대 보고 내용들은 향후 5년 동안 각급 기관이 만들어 내는 정책 자료의 핵심 지침이 됩니다.
20대 보고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맑스주의의 중국화와 시대화를 촉진시켜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잘 알려진 것 처럼 중국 공산당은 맑스주의를 신봉하며 당의 지도사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16일 뉴스핌 기자는 베이징인민대회당 2층 프레스 석에서 시 총서기의 당대회 개막식 보고를 직접 청취했는데 맑스주의를 유난히 강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인민대회당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장의 프레스석 기자들과 군악대 좌석. 2022.10.19 chk@newspim.com |
공산당이 맑스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맑스주의와 중화 전통문화 결부' 라는 말이 들립니다. 시 총서기는 중화문명 지혜의 결정체로서 유장한 중화전통문화를 내세우며 춘추와 예기 좌전 논어 등에 나오는 성어들을 줄줄이 인용했습니다.
시진핑 총서기가 20대 보고에서 강조한 '맑스주의 중국화와 시대화'. 수천년 역사의 중국은 야만이 아닌 문명국이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토대인 맑스주의를 중국의 전통과 결합시켜 중국 가치를 정립해나가고 이를 시대의 추세로 몰아가겠다는 선언처럼 들립니다.
시 총서기는 '맑스주의의 중국화 세계화'와 관련해 중국 고전에 나오는 10개의 성어를 제시하면서 중화민족이 수천년 오랜 역사 속에서 세계 보편적인 우주관과 천하관 사회관 도덕관을 형성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무대에 중화 전통문화의 보편성과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중국 가치를 설파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 10대 성어에는 세 번째 5년 집권에 들어갈 시진핑 총서기의 치국 이념과 대외 전략이 감춰져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에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공자상. 뉴스핌 촬영. 2022.10.19 chk@newspim.com |
시 총서기는 중요 담화나 외교무대에서 기회있을 때 마다 맹자 등 고전 문구를 인용해 왔습니다. 2022년 9월 탐방한 산둥성 저우청 맹자 고향 기념관에는 시진핑 총서기가 2기 집권 10년 동안 각 정치 외교무대에서 인용한 맹자의 명 구절들이 전시실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뉴스핌 기자는 20차 당대회 개막식 현장 취재를 마친 뒤 중국 국유자산관리위원회 산하의 한 기관 직원을 만나 이 10대 성어의 의미와 내포된 뜻을 짚어봤습니다.
시 총서기는 맨 먼저 천하위공(天下为公)을 언급하며 옛날 황제들 처럼 백성(인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천하는 인민의 것이고 정권은 백성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는 얘기입다. 마오쩌둥은 총구에서 권력이 나온다고 했지만 시진핑 총서기는 총구 대신 인민의 지지가 권력의 원천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천하위공과 함께 언급한 민위방본(民为邦本)은 하(夏) 나라 고사인데 나라의 근본 도리로 역시 인민을 우선으로 내에우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이와 함께 시 총서기는 위정이덕(为政以德) 이라는 논어의 구절을 내세워 도덕을 치국의 근본으로 삼겠다고 밝혔으며 주역에 나오는 말 혁고정신(革故鼎新)을 강조했습니다. 혁고정신은 새 것으로 오래된 것을 교체한다는 뜻인데 정치 변혁이나 정치 세대 교체, 물갈이 인사를 통한 쇄신을 예고하는 것으로 들립니다.
12회에 계속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