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클럽·유흥주점 운영, 541억 조세포탈 혐의
"비용 허위신고, 매출 누락 등…엄중 처벌 필요"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 강남에서 '아레나', '바운드' 등 클럽과 10여개 유흥주점을 운영하며 5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실소유주가 1심에서 중형과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는 2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 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550억원을 선고했다.
또 강씨를 도와 탈세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의상 사장 임모 씨에게는 징역 3년 및 벌금 220억원 선고와 함께 "도망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보석을 취소했다.
법원 로고[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강씨가 유흥주점들의 전체 회계와 재정 업무를 단독으로 관리하고 임씨를 통해 클럽 현금 매출을 별도로 관리했다고 판단, 강씨를 단독 실사업주로 인정했다.
이어 "강씨는 소득세법 등에 따라 성실하게 장부를 작성해 비치하고 세금을 납부했어야 함에도 장기간 유흥주점들을 운영하면서 명의차용을 통한 사업자등록, 사업자 업종 위장, 별도의 외부 경리사무실을 통한 전산장부 작성, 실제와 다른 봉사료 신고 및 허위 인건비 계상, 현금 매출 누락 등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일련의 행위는 조세포탈의 의도를 가지고 조세부과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로 조세범처벌법상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임씨도 현금 매출을 별도 보관하는 등 강씨의 범행에 적극 가담해 공범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강씨에 대해 "이 사건 조세포탈 범행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장기간 이뤄졌고 총 포탈세액도 무려 541억여원에 달해 그 결과 또한 매우 중하다"라며 "선고기일에 수회 불출석했고 변론이 재개된 뒤에도 공판에 장기간 불출석해 보석이 취소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앞서 강씨는 강남 클럽 2곳과 13개 유흥주점을 운영하면서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밖에 공범 김모 씨가 가라오케 실사업주인 것처럼 수사기관에 허위진술을 지시한 혐의, 클럽 '아지트'에 대한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 수사가 개시되자 담당 경찰관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한 혐의 등도 있다.
강씨는 2019년 4월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이 받아들여져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예정된 1심 선고에 돌연 불출석했고 재판부의 거듭된 선고기일 연기에도 5차례나 나오지 않았다.
이후 강씨는 공범 김씨를 고소한 사건으로 지난 8월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다가 체포됐고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