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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인 색면회화 선보이는 장희진,토포하우스서 초대전

기사입력 : 2022년11월19일 23:55

최종수정 : 2022년11월20일 00:11

'색,삶을 사유하다' 타이틀로 미니멀한 색면회화 전시
구조로서의 깊이와 평면으로서의 넓이를 아울러
모델링 페이스트로 만든 오묘한 요철이 시그니처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색면의 화가' 장희진이 서울 관훈동 토포하우스(대표 오현금)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오는 23일 토포하우스 제 3전시실에서 '색을 사유하다'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개인전에 작가는 최근 제작한 구조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색면회화 연작을 선보인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장희진 'folded tint'. 90.5x122cm. acrylic gouache, gel on modeling made canvas 2022. [사진=토포하우스] 11.19 art29@newspim.com

장희진은 색으로 '빛의 우물'(井)을 만든다. 작가는 면을 분할하고, 선을 그으며 섬세한 색면추상을 구현한다. 인간의 눈 앞에 펼쳐진 3차원의 형상세계가 장희진에 의해 2차원의 매력적인 색면으로 변환된다. 한가지 특기할 점은 장희진의 2차원적 색면 회화는 특유의 요철과 그림자로 인해 3차원적 부조 회화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에 작가는 기존 작업들의 무거운 색감과 힘을 뺀, 상대적으로 평면 캔버스의 구조를 강조한 신작을 선보인다. 사각의 색종이를 접어 학(鶴)이라든가 배를 만든 다음, 이를 다시 펼치면 '아, 이게 입체였구나'하고 고개를 끄떡이게 되듯 장희진의 신작들은 입체가 품었던 흔적들이 색면에 의해 환상적으로 드러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장희진 'hue'. 45.5x45.5cm acrylic gouache, gel on modeling made canvas, 2022. [사진=토포하우스] 2022.11.19 art29@newspim.com

장희진의 회화 작업은 다른 작가들의 작업과는 판이하다. 매우 독자적이다. 작가는 천부적인 색채감각을 바탕으로, 공예작업을 하듯 아주 천천히, 그리고 끈질기게 회화 베이스를 만든다. 장희진은 모델링 페이스트를 수없이 쌓아올리고 이를 정교하게 매만지며 공력을 들인다. 이같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 화면에는 음각과 양각의 요철이 베이스로 드러난다.

온전히 작가의 손과 의도, 그리고 시간이 점철돼 만들어진 이 베이스 만들기는 말 그대로 '느림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느린 창작에는 작가의 고집이 깊이 뿌리내려 있다. 20년 전부터 시도해왔던 장희진의 베이스 만들기는 자신만의 색조를 입혀 완성도 높은 색면 회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모델링 페이스트로 만든 표면의 요철은 그의 작업의 시그니처에 해당되는데, 작품을 실견하면 마치 수행하듯 끝없이 바탕을 갈고 닦았을 '장인적 뉘앙스'가 오롯이 감지된다.

바로 이 지점이 장희진 회화의 매력적 포인트다. 평면이되 미묘한 결이 물결치듯 드러나는 입체적 회화인 것이다.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할 수 있다. 장희진은 "나의 그리기는 나무의 잔가지 사이 사이로 비추는 빛의 면적, 즉 사이 공간을 그리는 것"이라며 "화면 위에 단순히 이미지를 그려넣는 전형적인 회화 기법이 아닌, 역으로 허공의 부분에 채색을 가해 이미지를 드러내는 역 페인팅 방식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장희진 'Folded Tint',131x163cm, Acrylic gouache, gel on modeling made canvas_2022.11.19 art29@newspim.com

조명의 위치를 살짝 비틀어 캔버스 프레임에 초점을 맞추면 장희진 특유의 요철 캔버스가 만들어낸 주름(골)이 또렷이 드러난다. 또 그 틈 사이로 바랜 듯한 색이 나온다. 그 색은 한복의 하늘하늘한 소재(원단)와 색감 자체에서 모티프를 받아 물감의 질료가 마치 피부에 흡수되는 듯하다.

장희진의 어머니는 프랑스 유학을 다녀와 패션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리면서, 동시에 한복을 현대화하는 작업도펼쳤다. 바로 그 어머니 곁에서, 어린 시절 한복의 아름다운 천조각들을 갖고 놀았던 경험이 오늘날 장희진 작업의 한 단초가 되었다. 또한 한국추상미술의 개척자로 '최고의 미니멀리스트'로 꼽히는 김기린 화백(1936~2021)이 그의 외조부로, 작가의 작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바 있다. 

장희진은 중앙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17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또 독일, 스위스, 미국, 싱가폴, 중국 등지에서 기획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1기(2005-6) 입주작가로 활동했고,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더 프레임TV와 비스포크냉장고 등에 이미지 컨텐츠를 제공하기도 했다. 장희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삼성문화재단, 주한독일대사관,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제주 해비치리조트 호텔 등에 소장돼 있다.

토포하우스 오현금 대표는 "장희진의 회화는 캔버스에 머무르지 않고 구조로서의 깊이와 평면으로서의 넓이를 아우르며 색의 이면과 삶을 끈질게 사유하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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