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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 '미술이란 렌즈'로 나를 보고, 세상을 본다

기사입력 : 2022년07월29일 06:50

최종수정 : 2022년07월30일 14:32

"개인 김남준으로 혼자 미술관 찾을 때 가장 행복"
120년 된 미술매체 '아트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혀
언젠가 한국미술 보여주는 개인미술관 만드는 게 꿈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팝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김남준.27)은 열렬한 현대미술 애호가이자 컬렉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대중들 사이에 'RM이 관심을 보인 전시(작품)와 아닌 전시(작품)'로 나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RM이 SNS를 통해 소개하거나, 컬렉션한 작품은 순식간에 입소문이 나며 MZ세대 컬렉터들 사이에 추격매수가 일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미술평론가 또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판단은 갈수록 뒷전으로 밀리는데, 셀럽의 일거수 일투족에 미술계가 출렁이는 현상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랴. 이제는 SNS와 유튜브의 시대요, 빅스타들의 시대이니.

[서울 뉴스핌] 이영란 기자= 윤형근의 추상작품과 마주한 RM. 베니스에서 열리는 윤형근 전시회를 보기 위해 RM은 지난 2019년 숨가뿐 일정을 쪼개 이탈리아 베니스의 포르투니미술관을 찾았다. 또 텍사스의 외진 도시 마파의 치나티재단을 방문해 도널드 저드의 조각들과 함께 전시된 윤형근의 회화를 감상하기도 했다.[사진=RM인스타그램] 2022.07.29 art29@newspim.com

미술을 향한 RM의 열정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의 미술사랑은 날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현대미술의 진심 어린 지지자이며, '미술 전도사'인 것은 글로벌 미술판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RM이 다녀간 미술관과 갤러리를 따라가는 'RM 아트로드 투어'가 팬들 사이에 번져가고 있다. 전세계 미술기관과 매체들 또한 RM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몇달 동안에도 RM은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의 'The Art Basel Podcast'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다각도로 소개되었다. 또 BTS의 다른 멤버들과 함께 구글이 기획한 'Google 스트리트 뷰'에 선호하는 미술품을 각자 선택한 곳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RM은 2013년 미국의 시카고미술관을 찾았다가 현대미술에 감전되듯 빨려들었다. 이후 미술사를 공부했고, 한국미술에 이끌려 컬렉션을 시작했다. 김환기, 권진규, 이대원, 윤형근,김창열, 손상기, 이배, 권대섭 등의 작품을 수집한 그는 "컬렉션은 작가의 인생 한 조각을 곁에 놓고 보며, 대화하는 것이다. 그 것은 영적 체험"이라고 했다.

RM은 미술매체인 아트뉴스(ARTnews)에 미국 내 미술관 투어계획을 알리고, 이를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소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테면 워싱턴DC의 내셔널갤러리 같은 미국의 주요 미술관을 찾은 뒤 인스타그램에 그 미술관의 소장품과 전시회를 소개함으로써 대중과 미술관을 가깝게 연결해주겠다는 것이다. 한편 아트뉴스는 RM과 인터뷰를 갖고, 그의 삶에서 미술의 의미가 왜 커지고 있는지, 어떤 작가와 뮤지엄에 관심을 갖는지 물어봤다. 아래는 RM이 아트뉴스 델리아 해링턴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한국 현대미술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BTS의 RM이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Colors of 유영국'전(8월21일까지)을 관람하고 있다. 산을 추상화한 작업으로 우리 미술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유영국 화백은 RM이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다. [사진=RM 인스타그램] 2022.07.29 art29@newspim.com 

ARTnews : 어떤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을 일종의 일기처럼 사용합니다. 당신은 인스타그램을 하며, 어떤 목적을 갖고 있나요?

RM : 요즘 젊은이들은 인스타그램 피드가 자신을 대신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소개, 해시 태그, 특정장소에서 찍은 사진 등 모든 세부내용은 자신이 누군지를 말하고 있지요. 자신을 알리고, 브랜딩하는데 있어 최고의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알고 싶을 때, 나 역시 종종 그들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들여다 봅니다. 하지만 나는 책 표지만 보고, 책 전체를 판단하진 않으려고 해요. 내 인스타그램 계정은 말 그대로 나 자신에 대한 '아카이브'입니다. 나는 사람들이 무대에서 공개된 인물로서의 RM에 익숙하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은 RM과 김남준 모두를 위한 아카이브죠. 나는 미래의 나 자신을 위해 그것을 하고 있습니다.

AN: 시각예술은 당신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RM : 내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이란 렌즈'(lens of art)를 통해 자연이나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고, 다르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빈센트 반 고흐의 풍경화에 나오는 '노송나무'라든가 이탈리아 화가 조르지오 모란디의 정물화 속 '병'같은 것을 보며 그런 특별한 상상을 해보곤 하지요.

AN: 예술계에서 당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만들어 가나요?

RM : 저 역시 수많은 예술애호가 중 한 명으로서 좋은 전시가 열리면 직접 찾아 감상하고, 즐기지요. 그리고 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도 이 세계를 함께 즐겼으면 합니다.

AN: 지난해 9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스피치를 하며 "김남준이란 인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RM과 김남준으로 이 기관들을 방문하는 것의 차이점이 있나요?

RM : 공공장소에 RM으로 있을 때 언제나 책임감을 느끼죠. 그 게 우선입니다. 그런데 예술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가능한 개인 김남준으로 미술관을 찾으려 합니다. 개인으로서 미술전시회를 관람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낍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2021년 12월 미국 텍사스 휴스톤의 메닐컬렉션 파크에 위치한 '로스코 채플'을 찾은 RM(가운데)이 미술관 관계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스코 채플 제공] 2022.07.29 art29@newspim.com

 

AN: 당신은 "미술전시회에 가는 것이 이제 '뉴 노멀'(new normal)의 일부가 됐고, 균형감각을 키워준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뮤지엄과 갤러리가 문을 닫았었는데 어땠는지요

RM: 코비드 기간에도 중간중간 상당수 뮤지엄과 갤러리가 예약기반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가끔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들이 꽤 오랫동안 문을 닫아 무력감을 느끼곤 했지요. 그 곳들에 푹 빠져있는 스스로를 발견한 셈이죠.

AN: 어느 도시, 어떤 인스티튜션을 찾을 것인지 선택기준이 궁금합니다.

RM :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가 포함된 전시회나 구겐하임뮤지엄이나 글렌스톤뮤지엄 처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들을 선택합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공간과 예술가들을 기반으로 선택합니다.

AN: 많은 기관들이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을 영구적으로, 또는 한시적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체류하면서 한국미술을 만난 경험과 한국에서 한국미술 전시를 보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요?

RM : 나는 각기 다른 공간들이 같은 작가 작품에 어떻게 다른 에너지와 느낌을 주는지 생각해보곤 합니다. 지난 2019년 베니스의 포르투니(Fortuny)미술관에서 한국의 추상미술가 윤형근의 전시회를 보았고, 그 후 미국 텍사스의 치나티 재단(Chinati Foundation)에서 도널드 저드의 입체작품과 함께 전시된 윤형근의 회화를 보면서 그에게 무한한 경외심을 느꼈습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AN: 텍사스 마파의 치나티 재단 같은 곳은 방문하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당신에게 버킷 리스트가 있습니까, 아니면 좋아하는 작품이 이동하는 것을 따라갑니까?

RM : 미국과 유럽의 세계 최고 컬렉터들이 세운 뮤지엄과 여러 도시들에 있는 훌륭한 뮤지엄을 방문하는 게 목표입니다. 마침 스케줄이 잡혀 그 근처에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러나 치나티 재단처럼 특별한 장소라면 최선을 다해 어떻게든 찾으려 합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미술과 가까와지는 것은 팬데믹 이후의 '뉴 노멀'이라고 말한 RM. 시각예술을 꾸준히 접하면서 스스로 균형감각을 키웠다고 밝혔다.[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2022.07.29 art29@newspim.com

AN: 예술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당신은 종종 시대를 초월하는 것, 예술의 연속성을 강조합니다. 미술이 당신이 하는 음악 보다 더 영원한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RM : 음악은 베토벤, 바흐, 비틀즈, 밥 딜런같은 이들을 생각할 때 그들의 음악은 영원한 힘을 갖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동시에 나는 내 직업과 관련 없는, 다른 분야의 예술에서 더 깊은 수준에서의 영원을 느끼곤 합니다.

AN: 특정 예술가와 시각예술에 대한 당신의 깊고 광범위한 지식은(예술에 대한 당신의 영향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곤 했습니다. 예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으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초보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겠습니까?

RM : 당신 주변의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 갤러리를 꾸준히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하라고 하겠습니다. 현대미술의 경우 날로 개념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 다들 어렵다고 합니다(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꾸준한 감상으로 서서히 안목을 키우고, 영감을 얻다 보면 달라질 겁니다. 자신의 취향을 찾아내 어떤 유형의 미술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면 미술을 분별하는 더 나은 눈을 갖게 됩니다. 그 때쯤이면 당신은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이 것이 미술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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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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