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은·정미·정희 씨...매주말 고향집으로 출근 부모 생업 도와
1만6000여㎡ 밭에 배추·고추 농사...이웃도 살뜰이 보살펴
[단양=뉴스핌] 백운학 기자 = 허정은(42)·정미(40)·정희(38) 씨는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방북리에서 태어난 친자매 사이다.
세 자매는 주말이면 멀리 경기도 광주와 충북 충주에서 부모님이 사는 고향 마을로 출근한다.
세자매와 부모.[사진=단양군] 2022.11.24 baek3413@newspim.com |
이들은 아버지 허광호(75) 씨가 몇 년 전부터 다리까지 불편해지면서농사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매 주말이면 고향을 찾아 농사일을 돕는다.
충주 사는 첫째 정은씨와 경기도 사는 정미·정희 씨는 지난 봄부터 주말이면 고향 집을 찾아 1만6000㎡의 밭에서 부모대신 배추와 고추, 콩 등을 재배하고 있다.
세 자매는 고향에 올때마다 이웃들도 살뜰이 챙긴다.
방북리는 예전에 열두 방 두라고 하여 많은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 이농현상으로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 고향을 지키며 덩그러니 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그러다 보니 일손도 부족하고 생필품도 수십 분 거리인 면 소재지까지 나가야만 최소한의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세 자매는 고향에 올 때마다 의류 등 생필품을 사서 고향 어르신들에게 나눠주곤 한다.
그래서인지 마을주민들은 세 자매를 동네 이름을 딴 '방북심청이들'이라고 부른다.
방북 심청이 세 자매는 주위의 칭찬에 손사래를 치며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고향에서의 이중생활을 이어갈 것을 손가락 걸며 맹세했다.
수년째 그들을 알고 지낸다는 이상훈 단양군의원은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매주 부모님을 찾아보며 모이면 늘 웃음이 가득하다"며 이들의 효성을 칭찬했다.
첫째 정은 씨는 "부모님은 우리 남매들을 키우면서 항상 칭찬과 용기를 주셨다"며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연로하고 편찮으신 부모님에게 조금이나 드리고 싶은 것이 우리 세 자매의 마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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