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화장품 사업부서 '최대 매출' 성과 이뤄
성과주의 인사서 실력 입증…LG그룹 최초 여성 사장
中 타격 입은 화장품 사업…북미 시장 안착 과제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화장품 사업 실적 감소 속에서 대기업 최장수 CEO였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물러났다. 후임은 LG그룹에서 '여성 최초' 수식어를 몰고 다닌 이정애 사장이다.
1963년생인 이정애 사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LG그룹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해 생활용품 사업부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사진=LG생활건강] |
'최초' 수식어가 붙기 시작한 건 2009년도 임원인사 때부터다. 당시 생활용품사업부 지류마케팅부문장 상무로 승진하며 LG생활건강 첫 여성임원이 됐다.
2011년 생활용품 사업부장이 된 뒤에는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처음으로 '피죤'을 앞지르며 '샤프란'을 연간 매출 1000억대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도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전무 3년차인 2015년에 LG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이 됐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2015년 말부터는 사업부 개편으로 생긴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 부장을 맡아 대표 브랜드 '후'의 매출 2조 달성을 이끌었다. 2019년도 임원인사에서는 코카콜라 음료사업부장으로 옮겼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사진=LG생활건강] |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등 LG생활건강의 모든 사업부를 두루 경험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LG그룹은 화장품 사업 부진으로 무너진 LG생활건강의 삼각편대를 다시 세우기 위해 이 신임 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사업은 LG생활건강에서 매출 비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다. 작년 기준 LG생활건강의 각 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화장품 54.9%, 생활용품 25.4%, 음료 19.7%다.
화장품 사업부문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지난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한 7892억원을, 영업이익은 68.6% 감소한 676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7%, 44.5%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17년 연속 매출 성장 신기록도 멈췄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한 5조3780억원, 영업이익은 44.5% 감소한 5822억원에 그쳤다. 4분기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서도 매출이 감소한 상황이라 올해 실적은 역성장이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매출 감소 속에서 신규 사업지로 북미 시장을 택하고 색조 화장품 브랜드 '크렘샵',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 등을 인수했다.
이 사장은 뚜렷한 성과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여성 최초 사장까지 올랐다. 화장품 사업의 미래가 달려있는 북미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성과 입증에 나설지 주목된다.
LG생활건강은 "이 사장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어려운 사업환경을 뚝심있게 헤쳐왔고,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