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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14년 숙원과제' 납품단가연동제…중기부, 전방위 설득으로 성과

기사입력 : 2022년12월12일 10:24

최종수정 : 2022년12월12일 10:50

벤처기업 출신 이영 장관…하청 설움 잘 알아
법무부·공정위·야당 설득 직접 나서 성과 도출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하도급 계약 기간 중 원재료 가격이 변동되면 변동분만큼을 납품단가에 반영해주는 납품단가연동제가 지난주 국회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주무장관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확고한 의지가 정부와 야당을 설득하는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기업계의 숙원이었던 납품단가 연동제가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입법 논의는 일찍이 2008년부터 시작했지만 시장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며 지지부진했던 법안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09 leehs@newspim.com

중기부 수장인 이 장관도 임명 전부터 법제화 의지를 내비췄다. 이 장관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자율권 만으로는 시장에서 해결이 안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원자재 가격 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법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7월엔 기자 간담회에서 법안의 구체적인 방향을 설명하고, 9월부터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단체에서부터 대기업, 중견기업, 정부부처, 국회 등과 함께 100회 이상 회의를 했다"며 장관의 연내 통과 의지가 실제 현장에서도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법무부, 공정위 등 정부기관을 설득하는 데 이 장관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위헌 소지에 대한 우려나 계약의 자유, 사적 자치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중기부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미 자체적으로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수집하고, 수차례의 법리 검토 끝에 정부를 설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2.11.16 biggerthanseoul@newspim.com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한 이 장관의 노력은 야당에서조차 인정하는 분위기다. 법안 심사 과정을 지켜봤다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영 장관은 벤처기업 CEO 출신으로 하청업체의 처지를 겪었던 사람"이라며 "확실히 의지가 있고 대기업 설득도 잘 해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오랜 시간을 끌던 법안이 마침내 통과된 것은 다행이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안의 예외 조항을 보면 위탁업체와 수탁업체가 합의한 경우 납품단가를 연동하지 않아도 된다. 수탁 경쟁을 해야 하는 하청업체들이 원청의 눈치를 봐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기부는 "시범운영을 해보니 원재료 가격이 1원만 바뀌어도 단가에 반영해주는 기업들이 40% 정도였다"며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victor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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