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본계약 앞둬
2조원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 49.3% 인수 나서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14년 만에 성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그룹의 사업 구조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본사. [사진=한화] |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본계약 체결 이후 경영진 교체와 인력 확충 등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매각 진행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각종 인허가 절차 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2조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된다. 산은 지분은 28.2%로 줄어든다.
지난 9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49.3%)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한화그룹은 같은 날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유상 증자에는 한화그룹은 계열사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와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6개 계열사가 투자에 참여한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대우조선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등 여파로 무산됐다. 당시 인수가격은 6조원이었다.
[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 성능시연행사에서 아리온-스멧이 장애물을 피해 자율주행하고 있다. 2022.11.29 photo@newspim.com |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에 재도전한 것은 방위산업과 에너지 사업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한화는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의 방산 부문,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돼 있던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회사를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 10'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군 제품인 3000t급 잠수함과 전투함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은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뉜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구축함과 경비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해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조선·해양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한다. 특히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 대우조선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가 발전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데, 여기에 대우조선의 LNG해상 생산 기술(FLNG)과 운반(LNG운반선), 연안에서 재기화 설비(FSRU)까지 더해 향후 수요가 급증하는 LNG시장에서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 한화임팩트의 수소 혼소 발전기술과 한화의 암모니아 사업 등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계해 친환경 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설치선(WTIV)을 활용해 한화솔루션과 한화건설이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 12조4992억원 중 부채는 11조6005억원, 자기자본은 8986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91%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