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티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목표
웹소설–웹툰–IP 비즈니스로 시스템 구축
"IPO는 예정대로 진행…밸류에이션은 시장판단"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스탠포드 학생이 웹툰을 하고 싶어 빅테크를 마다하고 네이버웹툰에 지원하는 팬덤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및 네이버웹툰 대표는 미국의 웹툰 대중화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글로벌 비지니스 성과가 가장 의미가 있는 한 해였다 꼽으며 '아시아의 포스트 디즈니'가 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인 미국에서 웹툰 산업을 일궈온 과정과 성과에 대해 공유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자체의 작품성과 대중성은 물론 산업적인 면에서 그동안 만들어 온 혁신과 잠재력에 대해서도 인정받은 한 해였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의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2023.01.14 ticktock0326@newspim.com |
먼저 지난해 3대 시상식의 디지털 코믹 분야 수상 후보작 절반 이상(53%)가 네이버웹툰 연재 작품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캔버스 출신작 영어 오리지널 웹툰 '로어 올림푸스'가 미국 주요 만화 시상식 3관왕을 달성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7월 '아이스너 어워드'의 '베스트 웹코믹'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10월 '하비 어워드'와 '링고 어워드'에서 각각 '올해의 디지털북'과 '베스트 웹코믹' 부문을 수상했다.
또 글로벌 명문 경영 대학원 인시아드(INSEAD)가 네이버웹툰이 웹툰 산업을 어떻게 개척해왔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주목하는 산업으로 성장시켰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케이스 스터디'를 발간하기도 했다. 인시아드 연구팀은 네이버웹툰이 '넥스트 마블(Next Marvel)'이 될 만한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을 통해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웹툰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끊임 없이 투자해왔다. 그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진출 초기 400명에게 메일을 보내면 1명도 회신하지 않았을 때를 회상했다. 당시 미국 사용자들은 물론 창작자들도 '웹툰'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그는 미국에 와서 회사 컴퓨터를 구입하고 설치하는 일부터 창작자들을 일일이 직접 만나 웹툰을 소개하는 일까지 직접 나서며 미국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그는 결국 약 10년의 투자 끝에 '웹툰'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주목하는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네이버웹툰도 미국에서 인정받으며 성장하자 김 대표의 머리 색도 지난해와 다르게 바뀌었다.
그는 한동안 노란 머리색을 고수하기도 했었는데 이는 미국 등 해외 비즈니스를 할 때 상대방이 얼굴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거나 정체성을 잘 알리고 싶어 선택한 일이었다. 네이버 웹툰이 미국에서도 자리를 잡아가자 김 대표의 머리색은 예전처럼 검은색으로 돌아갔다.
네이버웹툰의 '로어 올림푸스' 미국 3대 만화상 석권 자료 [사진=네이버 제공] 2023.01.14 ticktock0326@newspim.com |
김 대표가 웹툰의 황무지인 미국에 집착했던 이유는 많은 기회를 봤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콘텐츠 시장을 가지고 있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파트너십(미디어믹스 등) 기회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영어라는 언어 특성상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강점과 미국에서 발굴한 콘텐츠가 유럽, 남미 지역으로의 크로스보더 확장이 유리하다는 점도 그에게는 매력적이었다. 결국 김 대표가 깃발을 꼽은 미국 시장은 웹툰 비즈니스를 통해 글로벌 확대에 전략적 기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웹툰의 대중화 시그널로 길에서 우연히 웹툰 보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대학인 UCLA 스타벅스에서 누군가 웹툰을 보고 있으면 꼭 관계자라고 말을 걸어 보는데, 이용자가 허그(안아주기)를 해줄 때 감정이 벅차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웹툰 대중화 선도라는 목표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하나는 '시간'을 꼽았고 다른 하나는 그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먼저 한국에서도 웹툰의 정의를 아는 사람들이 불과 10년 전보다 많아졌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젊은 소비자들의 팬덤이 생성되고 사회에 스며들기까지의 시간이 결국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미국인들에게 웹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판로는 결국 영상화, 게임, 오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믹스 전략이라고 믿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은 눈에 띄는 성과도 숫자로 보여줬다. 네이버웹툰이 약 10여년 간 엄청난 투자를 한 끝에 지금은 엄청난 수의 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이야기를 아마추어 창작 공간인 캔버스(Canvas)에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캔버스 영어 서비스에는 약 12만 명이 넘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등록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의 기자 간담회 모습 [사진=김나래 특파원] 2023.01.16 ticktock0326@newspim.com |
또 사용자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1250만 명(2022년 2분기 기준)에 달한다. 모바일 앱마켓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네이버웹툰의 미국 월간 사용자 규모는 2위 사업자보다 7배 이상 높은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체 웹툰 시장 내에서도 수익과 월간활성이용자 수에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북미 창작자의 수입도 공개되며 주목을 미국에서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웹툰은 2020년 이후 총 2700만 달러(약 340억 원)를 북미 웹툰 작가에게 지급했다. 또 2019년 북미에서 작가 수익 창출 프로그램 도입 초기 대비 75% 증가했으며 , 월 평균 10억 원(100만 달러)이상 작가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국내에서 구축한 창작자 수익 모델이 북미에서도 잘 정착해 파트너의 성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를 증명한 셈이다.
이와 함께 엔터테이먼트 측면에서 볼 때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이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네이버웹툰의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통해 DC 코믹스, 하이브 등과 협업한 오리지널 웹툰 작품들을 네이버웹툰에 연재했으며, 이외에도 유수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이 네이버웹툰과의 협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큰 관심을 모을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통해 웹소설–웹툰–IP 비즈니스(영상화 등)으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을 글로벌 규모로 구축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에서 경쟁자가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에서 웹툰의 저변을 넓힘으로써 한국의 후발주자들이 훨씬 쉽게 글로벌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2014년까지만 해도 미국에는 '웹툰'이라는 단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웹툰'이 보편적으로 사용될 정도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면서 "이를 통해 웹툰 업계의 후발 주자들의 글로벌 진출 장벽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이 미국증시 상장을 새로운 목표로 밝힌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또 네이버웹툰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향후 다른 국가 진출에 대해서도 "현재 진출한 시장에서 고도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성과에 집중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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