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방문 늘면 한국 면세점·편의점 등 성장"
"한국 반도체 업황 우려는 밸류에이션에 이미 반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월가의 시선이 한국과 유럽 등 미국 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제로 코로나'에서 갑작스레 벗어난 중국에 대한 주식시장 낙관론이 상당하지만, 장기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 불안 등을 이유로 중국 증시에 발을 들이기가 어려운 투자자들이라면 한국이나 유럽 같은 관련 수혜 시장을 주의 깊게 살피라는 월가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스 빈센트 게이브 게이브칼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규제 완화에 따른 리오프닝을 먼저 실시했던 세계 각국을 살펴봤더니 보복 소비 등으로 인해 1~2개 분기 정도는 두 자릿수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 증가와 이에 대비한 기업들의 고용 증가라는 선순환은 중국 리오프닝과 맞물려 신흥국들이 마주하게 될 미래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경기 활동 재개로 8360억달러가 넘는 중국인들의 예금이 풀릴 것이고,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런던소재 아르테미스 투자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파라스 아낸드는 "자산 가격 측면에서 회복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 내지 정상화는 최소한 글로벌 성장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미국 외 자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가스 가격 하락, 달러 약세, 중국 리오프닝 관련 낙관론 등이 신흥국과 유럽, 중국 증시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베이징수도국제공항에서 중국인들이 입국수속을 밟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 한국·유럽 등 수혜 기대
배런스는 반도체 업황 우려로 아시아에서 두드러진 성적 부진을 기록한 한국 증시가 올해는 중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게 월가 판단이라고 전했다.
HSBC 아태지역 증시 전략 대표 페럴드 반 더 린드는 현금을 장전한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늘면서 특히 면세점이나 편의점 등 한국 경제에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린드는 기술 부문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업황 우려는 이미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강조했다. FTSE 한국지수의 경우 평균 대비 17% 넘게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고, 펀드들 역시 한국 증시 익스포저를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춘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한 반등 기대를 반영하듯 아이셰어즈(iShares) MSCI 한국지수 펀드(EWY)는 연초 이후 이미 10% 가까이 올랐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해외여행 산업이 올 하반기 중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60%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태국도 중국 리오프닝의 주요 수혜 시장이 될 것으로 봤다.
이들은 또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늘고 경제 전반이 회복되면 에너지 수요 역시 확대돼 아시아에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호주의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과 같은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전문가들이 중국 리오프닝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시장은 유럽이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부진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원자재 가격 하락과 인플레 완화 신호 등에 힘입어 유럽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EPFR글로벌과 하버 애널리틱스 데이터에 따르면 1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으로 유럽 증시 펀드에 자금 유입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에 따른 강달러 후퇴 움직임도 앞서 언급된 시장들의 상승 흐름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