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대형마트 바이어 활약
현지 시세 급등 조기 파악, 발 빠르게 물량 확보
이마트, 굴비 물량 조기 확보 예년 수준으로 판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물가방어 최전선에 있는 대형마트들이 올 설에도 장바구니 부담을 더는데 주력했다. 특히 현장에 있는 바이어들의 활약이 빛났다.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미리 예측해 조기에 물량을 확보, 이전 명절 수준으로 가격을 동결할 수 있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한 발 빠른 사전비축으로 산지 시세가 급등한 굴비 선물세트를 예년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했다.
이마트 수산팀 이상훈 바이어 [사진=이마트] |
굴비는 참조기의 어획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본격 성어기에 진입한 지난해 10월 전반기 어획량(1881톤)은 전년 동기간(4659톤)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 참조기 어획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25% 줄었다. 잦은 풍랑주의보 등 바다 조업 환경이 안 좋았을 뿐 아니라 참조기 어군 형성도 원활하지 않았던 탓이었다.
어획량이 줄며 참조기 산지 시세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참조기 산지 시세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2%, 20.8% 급등했다.
이마트는 참조기 어획량이 예전 수준 밑돌자 발 빠르게 물량 확보에 나섰다.
이상훈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는 "시세가 급등했던 지난해 참조기 경매장을 보유한 목포수협, 한림수협 등에 긴급히 연락해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어의 선제적인 판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마트는 지난 2020, 2021년에도 공격적인 매입으로 참조기 가격은 2019년 대비 25% 가량 떨어뜨릴 수 있었다. 이상훈 바이어는 "경기침체와 소비자 주머니 상황을 고려해 전년 수준으로 가격을 동결했다"며 "몇 가지 상품은 작년보다도 더 저렴하게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왕십리점에서 수산물을 담당하는 김태영 파트너는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참굴비 1호 세트가 여러 개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설 선물세트 [사진=롯데마트] |
롯데마트도 상품기획자(MD)들이 매일 산지로 출근해 사전 물량을 확보한 덕에 설 선물세트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롯데마트는 10만원 미만의 한우세트와 2~3만원대 과일 선물세트 물량을 늘렸다.
롯데마트는 B+급 물량을 '상생 과일'로 매입해 산지 재고 소진을 돕는 등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발로 뛴 노력들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전복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1200여 전복 어가가 주주로 참여한 '완도전복주식회사'와 협업해 20톤 물량을 확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었다.
특히 롯데마트의 경우 롯데슈퍼와 축산, 과일 선물세트 물량을 통합 소싱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번 설 한우 선물세트와 사과·배 선물세트의 평균 가격은 전년 설 대비 각각 5%, 10% 이상 낮출 수 있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이 물가 인상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곳인 만큼 최전선에서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올해도 다양한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인상과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안정 대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