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달 중순께 李 구속영장 청구 예상
李, "대선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 치러"
한 법조인 "이 대표, 피해자·순교자 코스프레"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1년 4개월간 이어진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장동 사건의 '뒷배'로 지목한 검찰은 그에 대한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기소한 뒤, 특혜 의혹 사건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 대표 측과 추가소환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 대표가 주중 출석에 대해 거부감을 표한 탓에 이번 조사도 지난 28일 조사와 마찬가지로 주말을 이용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의 추가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이르면 이번 주 중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추가소환 조사에 응할 뜻을 밝히면서, 검찰의 영장 청구 시점이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민주당의 일정 등을 고려해 검찰이 이번 주가 아닌 다음 주 이 대표를 조사하고, 그 다음 주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각각 한 차례씩 총 두 차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준비한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는 등 사실상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추가 조사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서며 미소를 짓고 있다. 2023.01.28 leehs@newspim.com |
결국 이번 검찰의 추가 조사는 이 대표의 '방어권을 보장했다'는 선에서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기소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함은 물론,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 내지는 '보복 수사'라는 식으로 주장해왔다. 최근 검찰이 대장동 수사로 본인을 강하게 압박하자, 이 대표는 반대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검찰에 출석할 뜻을 밝히며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소환 통보가 자신의 대선 패배로 인한 정치 보복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추가 소환에 대해 대선 패배 이유를 들어 '야당 탄압' 프레임을 굳히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대표 수사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고발이 이뤄져 시작된 것"이라며 "대선에 패배해서 수사를 받는다는 논리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야당 수사를 마치 본인이 대표해 막고 있다는 '피해자' 내지는 '순교자'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은 불구속 기소에 대한 명분을 쌓음과 동시에, 민주당 의원들에게 향후 국회에서 진행될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자신을 지켜달라는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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