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포스코케미칼, 40조원 양극재 공급계약
미국 IRA시행...업체간 조건 맞는 동맹 불가피
완성차업계-배터리업계, 합작사 설립 취소 빈번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의 협력관계가 다양해지고 있다. 더 나아가 배터리 소재 공급사와도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삼성SDI에 향후 10년간 40조원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삼성SDI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금까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양극재를 대부분 납품해 왔다.
포스코케미칼이 양극재 매출을 LG엔솔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삼성SDI라는 신규 고객을 발굴한 것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양극재 업계에선 최대 규모다. 삼성SDI는 양극재를 에코프로이엠에서 공급받았는데, 포스코케미칼까지 거래처를 넓히게 됐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배터리 소재 공급 파트너사 다변화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배터리업체들은 배터리 소재 광물과 부품을 미국산으로 일정비율 사용해야만 보조금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배터리 원료 및 소재 샘플과 원통형 배터리 사진 (왼쪽부터) 리튬, 원통형 배터리, 니켈, 양극재, 코발트 [사진=포스코케미칼] |
파트너십 다각화는 자동차 완성업체와 배터리업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면서 업체간 유리한 조건으로 '동맹'을 맺으려고 하면서 사업에는 '영원한 적군도 우군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로이터 등 외신들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LG엔솔이 추진하던 4번째 배터리 합작공장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백지화 가능성은 LG엔솔의 미지근한 태도 때문이란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LG엔솔이 GM하고만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 부담이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19년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해, 오하이오와 테네시, 미시간에 이어 미국에서 4번째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었다.
앞서 미국 포드는 터키 튀르키예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만들 파트너 회사로 LG엔솔과 SK온을 저울질하고 있다. 당초 포드는 SK온 및 튀르키예 코치(KOC) 그룹과 최대 4조원 가량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다시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큰 폭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유리한 고지에 놓이면서 입지도 한층 강화될 조짐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올해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보다 20~40%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대비 약 39% 성장한 1590억달러(약 195조6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이 배터리 업체들에 유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투자를 취소하는 것은 투자 재배분으로 해석하는 게 맞고, 수주 계약은 점점 더 유리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