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여직원 뽑는데 남자 취준생 지원"…6년 된 블라인드 채용 혼선 여전

기사입력 : 2023년02월06일 16:26

최종수정 : 2023년02월06일 16:26

면접 복장 제공하려다 '인권침해' 논란도
"사례 너무 방대해…개념 명확히 해줘야"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연구직 공무원 채용 시 출신 학교를 검증할 수 있게 하는 블라인드 채용 유연화 방안을 발표했다. 연구기관의 블라인드 채용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을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의 실효성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제도가 도입된 지 5년 7개월의 시간이 흐른 가운데 현장에서는 '제도의 취지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부분들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능성 0% 채용에 응시한 지원자들

국내 주요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A씨는 과거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며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모집했던 자리는 업무 특성상 반드시 여성이 맡아야 하는 직무였다. 하지만 성별에 차별을 둘 수 없다는 지침 때문에 남성 지원자들의 응시를 제한할 수 없었다.

[이미지=인사혁신처 '공정채용 가이드북' 캡처] 2023.02.06 victory@newspim.com

A씨는 "어차피 뽑히지 않을 채용에 응시한 지원자 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북'에 따르면 '직무상 필요한 조건'에 해당할 경우 특정 성별을 골라 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숙사의 사감이나 환자 도우미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A씨의 사례는 공공기관이 블라인드 채용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보인다. 일선의 공공기관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문제이다.

이밖에 공공기관이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려다 오히려 '인권침해' 논란에 처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전력공사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며 응시자들이 모두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면접에 응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면접 복장을 준비해야 하는 지원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복장에 따른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티셔츠 지급을 위해 사이즈를 물어보는 과정에서 일부 응시자들이 "사생활 침해"라며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고 한전은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거센 비판을 받아야 했다.

당시 한전 말고도 여러 기관에서 비슷한 형식의 면접 방식을 도입했었으나, 업계에 따르면 현재는 채용 과정에서 면접을 위한 복장을 제공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 가이드라인 명확하지 않아…판단 제각각

한편 채용 응시자들 중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 산하의 공공기관 채용 시험에 응시했다는 B씨는 "면접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고 응시자와 면접관이 서로 친분(제척사유)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었다"며 "만약 부정채용의 의도를 가지고 응시한 경우라면 이 절차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이어 "채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책임을 당사자들에게 떠넘기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도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22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를 지시했다. 사진은 회의를 앞두고 참모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 [사진=청와대] 2017.06.22

이에 공공기관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이모씨는 "면접에서 제척 사유를 확인하는 것은 평가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입견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B씨의 오해는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다 보면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A기업에서 근무했다'는 이력을 어떤 기관은 응시자의 경쟁력으로 보지만, 다른 기관에선 밝히지 말아야 할 차별적 요소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채용 담당자들은 블라인드 채용의 개념을 지금보다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 채용 가이드북' 등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례는 더 방대해 자체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victory@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