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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 ② 25년째 보험료율 9% 제자리…주요국 어떻게 개혁했나

기사입력 : 2023년02월10일 06:30

최종수정 : 2023년02월10일 09:11

스웨덴 'NDC' 전환…연금 보험료 18.5% 유지
일본은 2004년 13.58%→2017년 18.3% 인상
독일은 사적연금 지원…소득재분배·노후보장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 고갈될 전망이다. 당초보다 2년이나 빨라진 것이어서 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 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개혁을 미루면 미룰수록 미래세대가 짊어져야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연금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개혁방안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저출산·고령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연기금 고갈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보다 수십 년은 앞서 연금제도를 도입한 선진국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고 지속적인 연금 개혁으로 재정 안정화를 이뤄냈다. 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미래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스웨덴과 일본, 독일 등은 연금 수령액 자동조절장치를 도입하거나 수급연령을 상향하고 사적연금의 보험료를 정부가 지원하는 등의 식으로 공적연금제도를 손봤다. 악화하는 인구구조 변화상을 고려할 때 연금개혁을 추진해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사례로는 스웨덴이 꾸준히 오른다.

[국민연금 개혁] 글싣는 순서

1. 고갈시점 2년 앞당겨진 2055년…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
2. 25년째 보험료율 9% 제자리…주요국 어떻게 개혁했나
3. 더 내고 얼마 받나…40% vs 50% 소득대체율 쟁점

◆ 스웨덴 '명목확정기여'·독일 '사적연금'…캐나다 'CPP+완전적립식'

1913년 공적연금을 도입한 스웨덴은 제도개혁 이전까지 전체 노인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의 이중 공적연금체제로 매우 관대한 노후소득보장 제도를 유지해왔다. 급속한 고령화로 1980년대부터 연금 고갈위기가 엄습한 스웨덴의 연금 개혁은 '낸 만큼 돌려받는' 방향으로 변화된 게 핵심이다.

스웨덴은 1998년 명목확정기여(NDC) 방식으로 연금제도를 전환하는 대대적 개혁을 했다. 수령액이 정해진 기존 확정급여형(DB)과 달리 가입자가 부담한 보험료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더해 연금을 타는 구조다. 여기에 자동재정조정 장치를 가미해 인구학적 요소를 반영하는 식으로 급여 수준을 하향 조정한 데 더해 연금수급 연령은 상향 조정했다.

무엇보다 1999년 이후 공적연금 보험료를 18.5%로 명문화한 뒤 현재 더는 보험료율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동조정 장치로 급여수준을 내리는 방법으로 연금재정 안정화를 도모하면서 추후 개혁 필요 시 사회적 진통을 막고 재정 건전성 확보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도 스웨덴 사례를 참고해 2004년 개혁 때 자동조정장치인 거시경제 슬라이드를 도입, 인구·경제상황 변수를 반영해 자동 하향 조정되게 했다. 당시 13.58%던 보험료율을 2017년까지 18.3%로 천천히 올려 국민 저항·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했고 이후 더는 올리지 않고 고정했다.

일본은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개혁한 대신 2040년 뒤에도 50% 수준의 소득대체율을 보장하고 있다. 2025년에는 고용이 의무화되며 이에 맞춰 수급연령도 65세부터 최대 10년까지 선택해 늦추도록 했다. 일본은 공적연금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소득기반을 확대하고 국고 부담을 강화해 수입을 증대하는 방식으로 재정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1889년 세계 첫 공적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한 독일은 1989년부터 2017년까지 11차례 연금법을 고쳐가며 점진적 개혁을 이어갔다. 리스터 연금이 가장 눈에 띈다. 연금 급여 수준을 낮춰 재정 안정화를 도모하는 대신 사적연금의 보험료를 정부가 지원하고 세금공제를 해주면서 원금을 보장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리스터연금은 가입자가 연소득의 4%를 넣으면 정부가 그 중 약 30~90%를 지원한다. 소득이 적고 자녀가 많을수록 정부 지원이 늘어나는 구조로, 소득 재분배와 출산 유인 효과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올해는 주식연금 도입을 추진한다. 정부예산 일부를 떼어 국가 펀드를 만든 뒤 주식 투자 등으로 운용해 공적 연금 부족분을 메운다는 복안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국민적 합의하에 캐나다는 1997년 연금 보험료율을 기존 5.6%에서 2003년 9.9%까지 올렸다. 연금 재정구조도 비적립식에서 한국과 같은 부분적립식으로 바꿨다. 2016년에는 기본 소득비례연금(CPP)에 더해 완전적립식으로 소득대체율을 25%에서 33%까지 인상하는 추가 CPP 제도도 도입했다.

완전적립식은 미래 나갈 돈을 모두 쌓아두는 형태라 청년세대에게 더 유리했고 세대 간 형평성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됐다. 캐나다는 올해까지 보험료율을 11.9%로 올려 공적연금의 낮은 급여율을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 프랑스 '62→64세' 연금개혁 강행…혜택 늦춰질 젊은층 갈등 폭발

국민연금 개혁이 늦을수록 국민 저항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62세인 연금 수급연령을 오는 2030년까지 64세로 늦추고 납입기한을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늘리는 등의 개혁을 추진 중이지만 시민들, 특히 젊은 층에서 강하게 반발하며 개혁 과정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이나영 인턴기자=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연금 개혁 반대 집회 현장에 모인 사람들. 2023.01.19 nylee54@newspim.com

온건 성향의 프랑스민주노동연맹조차도 '죽을 때까지 일만 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강경파로 돌아섰다. 기존 연금법에서는 42년 근속 근로자라면 누구나 연금 전액을 지급받을 수 있으나, 연금개혁이 강행되면 1년 늘어난 43년 이상 근속 근로자에게만 연금 100%가 지급된다.

연금개혁안을 두고 젊은 층에선 노동시장이 극도로 경직된 상황 가운데 삶을 더 불안하게 만들 거란 볼멘소리가 나온다. 프랑스 현지 여론도 싸늘하긴 매한가지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72%가 마크롱식 연금 개혁에 반대하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앞서 브라질은 2019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총파업·고속도로 점거 등 거센 저항을 뚫고 수급연령을 남성 기존 60세에서 65세, 여성은 55세에서 62세로 각각 단계적 연장하는 연금개혁에 겨우 성공한 바 있다. 납입기한도 15년에서 20년으로 늘렸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금개혁은 국가재정 긴축·경제 정상화를 내세운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kh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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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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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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