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이어 스킨케어 제품도 맞춤형 화장품으로 나와
1만8400개에 달하는 조합으로 제조 가능
자체 피부 분석 기술 '닥터 아모레'로 정확도 높여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국내 화장품 업계가 맞춤형 화장품에서 미래를 찾고 있습니다. 전 세계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5년 40억5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조6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해갈 수 있도록 2020년 3월 정부는 세계 최초로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를 허용했습니다.
커스텀미 비스포크 에센스.[사진=아모레퍼시픽] |
3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의 투자 결실이 결과물로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아예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아모레퍼시픽이 앞선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달 1일 커스텀미에서 출시한 '비스포크 에센스'가 대표적입니다.
냉장고 문 색을 내 맘대로 조합할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처럼 비스포크 에센스는 내 피부 타입에 맞게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에센스입니다.
스킨케어 제품은 파운데이션과 같은 색조 화장품보다 맞춤형으로 만들기가 더 까다롭다고 합니다. 파운데이션은 피부 톤과 색상 정도만 측정하면 제조가 가능하지만, 스킨케어는 성분이랑 제형을 전부 다 조합해서 만들어야해서 경우의 수가 더 많기 때문이죠.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이 커스텀미보다 먼저 선보인 파운데이션과 쿠션을 만들어 주는 '베이스 피커' 서비스의 경우 150가지 컬러와 2가지 제형, 파운데이션 또는 쿠션형을 선택하는 총 600가지 선택지가 제공되는 반면에 커스텀미의 비스포크 에센스의 경우의 수는 1만8400개에 달합니다.
조합 수가 많은 거에 비해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커스텀미 플러스 모바일 앱을 통해 직접 비스포크 에센스를 만들어봤는데 완성까지 약 3분이 걸렸습니다.
모바일 앱 커스텀미 플러스에서 사진 촬영과 설문 등을 마치고 받은 결과지와 맞춤형 비스포크 에센스.[사진=커스텀미 플러스 모바일 앱 화면 캡처] |
휴대폰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고 난 뒤 평상시 느껴지는 피부 당김이나 건조 정도, 음주나 흡연 여부 등 평소 습관에 대한 설문에 답을하고 원하는 제형과 제품 용기 디자인을 선택하고 나면 비스포크 에센스가 완성됩니다.
짧은 시간 안에 개인에게 꼭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77년간 화장품 사업을 해오며 쌓아 온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자체 피부 분석 기술인 '닥터 아모레(Dr. Amore)'에는 방문판매 과정과 매장에서 쌓아 온 100만건 데이터가 모여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닥터 아모레는 이미지 딥러닝을 통해 촬영된 피부 사진을 분석하고 즉각적으로 주름, 색소 침착, 모공, 홍반(민감도) 등 피부 상태를 분석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커스텀미 외에 다른 브랜드에도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처럼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힘쓰고 있는 이유에 대해 "화장품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수준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니즈는 세분화되고 있다"며 "차세대 화장품 시장의 중심에는 맞춤형 화장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