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지분으로 SM '나비효과'불러온 얼라인자산운용
긍정과 부정 동전의 양면..."지배구조 취약성 대비해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사태에서 보듯 행동주의펀드 움직임이 보다 공격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기업 입장에선 행동주의 펀드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목되는 에스엠 경영권 분쟁의 발단은 에스엠 지분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었다. 얼라인은 에스엠 이사회에 이수만 대주주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맺은 계약 관계의 부당성에 대해 지적하며 이사회 구조 개편을 요구했고, 이것이 에스엠 경영진 반란의 불씨가 됐다.
'얼라인-에스엠 경영진-카카오' 연합과, '하이브-이수만' 연합이 갈려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을 앞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그 사이 에스엠의 주가는 1달 반 만에 50% 넘게 치솟았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행동주의 펀드란 기관투자자가 주주권을 통해 기업 경영과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주주가치를 실현하는 펀드다.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활동에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선 기업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난해 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이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던 것에 제동을 걸어 무산시켰는데, 이것은 행동주의 펀드가 이끌어낸 긍정적인 결과로 거론된다.
당시 흥국생명이 환매조건부채권(RP) 상환을 위해 추진하는 4000억원 유상증자에 태광산업이 참여하려고 했는데 트러스톤은 태광산업과 흥국생명 간에 지분 및 사업 등에 연관성이 없는데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사익을 위해 태광산업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6%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시장경제라는 것이 경쟁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달성하는 시스템인데 기업 경영에 있어선 기득권 체제에서 경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내며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지배권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회사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단기 수익을 노린 행동주의 펀드 공세로 중장기 기업 경쟁력을 갉아 먹는 경우도 있다. 과거 소버린자산운용이나 엘리엇매니지먼트 같은 외국계 헤지펀드가 국내 대기업을 공격한 사례들은 행동주의 펀드에 '기업 사냥꾼'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웠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 팀장은 "행동주의 펀드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에 있어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업 입장에선 지배구조 취약성은 없는지, 평판은 어떤지 등을 사전에 체크해 행동주의 펀드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