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정크 본드·이머징 채권 등 위험자산 시장에서 자금 유출 수개월 만에 최대
인플레 고착화 따른 연준 긴축 장기화 우려↑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예상보다 더디게 움직이는 물가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주간 '자금 흐름(Flow Show)'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한 주간 기술주 관련 펀드에서는 11억달러(한화 1조4300억원)가 유출됐는데,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규모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해당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이머징 채권 펀드에서는 14주 만에 최대(7억달러,한화 9121억원) 규모로 자금이 유출됐으며, 투자부적격 등급의 채권인 정크 본드(junk bond)관련 펀드에서도 8주 만에 최다(26억달러, 한화 3조3878억원) 자금이 빠져나갔다.
예상보다 강력한 미국의 1월 고용, 소매 판매와 더불어 쉽사리 꺾이지 않는 물가 수치에 인플레 고착화 우려가 커지며 연준이 예상보다 기준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한 탓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장기화 가능성에 미 달러화가 강세를 재개하면, 신흥국 자산에 대한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미래 현금 흐름 가치가 주가에 반영된 성장주의 주가도 압박받게 된다.
따라서 지난주 시장에서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술주와 이머징 시장에서 수개월 만에 최대 자금이 이탈한 건, 시장의 긴축 장기화 베팅도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데이터가 "지금까지 연준이 총 4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미션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면서 "연준의 긴축은 항상 무언가를 망가뜨렸다"고 침체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장의 긴축 경계심 속 위험 자산에서 자금이 썰물을 이룬 반면, 이 기간 현금으로 10억달러(한화 1조3030억원), 주식 펀드로 3억달러(3909억원), 금 관련 펀드로 4500달러(586억3500만원)가 각각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주 막대한 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2월 초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주간으로도 상승세로 장을 마칠 전망이다. 또한 프랑스 CAC40 지수는 전일 7387.2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명품과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라는 시장의 격언을 언급, 작년 이맘때 테슬라·애플·모더나와 같은 주식들이 '꼭 갖고 있어야'하는 주식이었다면 올해는 엑손모빌·에르메스·레이테온 테크놀로지스가 그런 종목들이라며 투자자들이 적절한 매도 시점을 놓치지 않기를 조언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