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정말 모르겠네요. 당연한 일을 하겠다는데 왜 이렇게까지 관심을 주시는지..."
지난 2월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새로고침)' 출범식에 다수의 언론사가 몰려왔다. 노동 관계자들까지 섞여 현장은 발 디딜 틈 없었다.
이후 유준환 의장, 송시영 부의장과의 인터뷰에서 각각 "왜 이렇게까지 주목받는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묻자 두 사람 모두 "정말 잘 모르겠다"며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당연한 투쟁을 할 뿐"이라고 답했다.
조민교 사회부 기자 |
이들은 언론의 과도한 'MZ 프레임'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발족식에서 이들은 새로고침 구성원 중 50%가 2,30대고 나머지는 5,60대라며 "('MZ노조'라는 건) 외부에서 보는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본다. 우리를 MZ세대 프레임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다만 이들은 자신들이 내세우는 가치관은 '공정'과 '상식'이라며 "MZ 세대라고 했을 때 생각나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발족식 후 쏟아진 기사의 제목은 역시나 'MZ 노조 출범'이 대다수였다.
구성원의 가치관이 하나의 프레임에 매몰될까 염려스러우면서도 양대 노조, 정부, 그리고 새로고침 구성원들이 보다 정확하게 사람들이 'MZ 노조'에 관심을 쏟는 이유를 알았으면 싶은 마음이 있다.
MZ세대로서 사람들이 MZ에 기대하는 것은 모두가 당연시했던 부조리에 거침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행동력'에 있다고 본다.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에서 젊은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당시 회사는 성과급으로 연봉 20%를 공지했고 이에 직원들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두 배로 늘었는데 지난해와 성과급 액수가 같은 건 불합리하다며 반발에 나섰다.
특히 직원들은 회사에 성과급 액수 자체의 변동을 요청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 30억원을 모두 반납하며 사태 진화에 나서는 등 변화가 일기도 했다.
새로고침이 탈정치를 천명한 것에 주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송 부의장은 발족식에서 "노조 본질에 안 맞는 누구를 석방 운동하고 주한미군 철수하는 데 찬성, 반대를 하고 이런 부분은 그게 맞다 틀리다 떠나서 노조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고 그게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노조가 앞으로 정치 이념적인 투쟁은 멈추고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더 과감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늦게 출범했지만 당초 노조가 탄생하게 된 본질에 집중하고 사람들이 모두 당연하게 여겨 묻지 않았던 부조리를 묻는 것. 새로고침이 보다 많은 노동자를 대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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