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업 및 글로벌 시장 목표 의미 담아
CI 변경시 막대한 자금 불구 신사업 확대 의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주요 기업들이 사명을 잇따라 변경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피인수되면서 사명을 바꾸고 있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미래 사업을 강조하고 글로벌 시장을 향한 목표와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롯데케미칼로 인수된 일진머티리얼즈는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새출발하면서 롯데는 배터리 4대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
SK네트웍스의 계열사 에스에스차저도 'SK일렉링크'로 사명을 바꾼다. 에스에스차저는 전국 1800여기의 급속충전기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급속충전기 운영업체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12월 'SK엔무브'로 사명을 바꿨다. 윤활유 등 기존 사업 영역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한계를 극복하고 에너지 효율화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기존 윤활유 사업에 얽매이지 않고 신규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취지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테크원는 한화비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력사업인 영상 보안 솔루션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비전 솔루션을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을 혁신하겠다는 의미다.
대기업 관계자는 "사명과 CI를 바꿀때마다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며 "단순히 로고 디자인 변화가 아닌 사업이 점점 변화해 이에 맞는 정체성을 담고자 사명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계열사 사명 변경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들어서만 3개 계열사가 사명을 바꾼다. 지주사 체제 전환 1주년을 맞아 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가 잇따라 새로운 브랜드 구축에 한창인 분위기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했다. 새로운 사명은 오는 20일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포스코퓨처엠(POSCO FUTURE M)은 미래(Future), 소재(Materials), 변화(Move) 단어를 조합했다. 미래소재 기업이라는 뜻을 사명에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양극재, 음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핵심사업으로 올라섰다.
포스코건설도 '포스코이앤씨'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0일 관련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인 포스코ICT도 '포스코DX'로 사명을 바꾼다. 산업 전반의 '디지털 대전환(DX)'을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사명 변경을 계기기로 산업용 로봇 자동화, 스마트 물류 자동화 등 미래 성장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기조에 맞게 공장 이름을 바꾼 기업도 등장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기존 '오창 공장'으로 불리던 오창 사업장의 공식 명칭을 '오창 에너지플랜트'로 변경했다. 오창 사업장이 전 세계 제품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되는 '마더 팩토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친환경 에너지를 만드는 공장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대기업 마케팅팀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사업 비중이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며 "사업 비중이 달라진 상황에서 기존 회사명이 제한적이거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영역을 넓히는 차원으로 사명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글, 한자로 된 사명의 경우 제품 이미지가 국한될 수 있다"며 "영문 등 포괄적으로 사명을 바꾸면 비즈니스 고객 파트너들에게 긍정적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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