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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개혁] ① 3년 만에 적자전환 '경고등'…국고 지원 '언발에 오줌누기'

기사입력 : 2023년03월27일 06: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7일 09:40

건보 적자 늪 고령화·文케어…2028년 적립급 -6조
건보료 수입 20% 지원 일몰…지원금 14% 고무줄
건강보험법 늑장 손질…질질 끌다 뒤늦게 5년 연장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노인 진료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데다 문재인 케어 추진 이후 고가의 각종 검사 등에 대한 보장성 확대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의사 면허를 빌려 병원을 운영하는 불법 사무장병원 등 주요 적자 원인을 비롯한 대응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보험 재정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올해부터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일상 회복과 병원 이용 증가로 인해 3년 만에 다시 '적자' 꼬리표를 달 전망이다.

관련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케어'가 과잉진료와 건보 재정 손실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17년 8월 건보 보장성 강화를 내세운 문 케어 시행 뒤 지출관리가 안 돼 재정 적자에 영향을 미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와 함께 건보 재정의 악화 우려를 낳고 있는 또 다른 문제들도 꼼꼼히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모호함과 불명확성에 기인한 정부 지원 규정이 대표적이다. 

◆ 건보재정 2028년 바닥나는데…상반기 진료비만 50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재정은 코로나19 사태 속 병원 이용이 줄어든 탓에 3조원 안팎의 당기수지 흑자를 냈을 걸로 추산되나, 일상회복 시점인 올해부터 수천억에서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건보 수입에 비해 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진단이다.

문 케어의 적자는 이미 예견됐다. 앞서 정부는 30조6000억원의 재정을 투입, 건보 보장률 70% 달성의 목표를 내놨다. MRI·초음파 급여화 범위 확대를 비롯한 난임시술·2~3인실 입원비 등 환자 전액부담이던 비급여 진료항목이 2017년 9월 이후 속속 급여화됐다. 지난해 6월까지 건보기금 총 26조2616억원이 쓰였다. 건보 적용범위가 넓어지면 공단 지출도 늘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건보 가입자의 본인 부담금과 공단 급여를 합한 진료비 총액은 50조845억원으로 직전 상반기 44조8823억원 대비 5조2022억원(11.6%) 늘었다. 상반기 기준 건보 진료비는 2016년 31조1255억원에서 2017년 33조9858억원·2018년 36조7803억원·2019년 41조9830억원·2020년 42조3098억원·2021년 44조8823억원으로 증가폭이 가파르다.

이를 감안하면 2022년 진료비는 건보 사상 첫 100조원 돌파 가능성이 높다. 문 케어 이전인 2016년 연간 진료비는 64조5768억원, 2021년의 경우 93조5011억원이었다. 진료비 급증은 건보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지난해 추산된 21조2000억원의 건보 적립금은 올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28년 -6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건보 재정이 5년 뒤에는 고갈된다는 의미다.

진료비 증가 이유가 문 케어에만 있는 건 아니다. 급격한 고령화와 불법 사무장 병원, 외국인 환자 먹고 튀기 사례 등 건보 재정 누수 문제가 다수 제기된다. 그 중 건보 재정의 한 축인 정부 지원금도 큰 몫을 하는 가운데 정부가 법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11조 규모 국고지원 5년 연장…안정화 방안 논의 필요

건보 정부 지원금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와 국민건강증진법 부칙 제2항에 따라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14%는 일반회계(국고)에서, 6%는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해야한다. 그러나 정부는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낮춰 잡아 계산하는 식으로 해당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에 의하면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작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 건보 재정 지원 비중은 보험료 수입액의 13~14.8%에 불과했다.

2020년 정부 지원액은 보험료 수입(73조4185억원)의 14.8%인 9조2283억원이었다. 국고지원이 7조3482억원으로 보험료의 11.8%, 증진기금 1조8801억원(3%)이다. 2021년은 총수입 80조4921억원의 13.8%, 9조5720억원이 지원됐다. 법정 기준 13조298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보험 방식의 건강보험 제도를 택한 주요국은 국고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일본과 프랑스는 각각 총수입의 28.7%, 63.3%를, 대만은 정부지원비율이 감소추세지만 보험료 수입의 22.1%를 지원, 우리나라 13.8%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선 정부지원 규정 명확화를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이 있다. 기동민·이정문·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정부지원 개정 법률안 4건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지원 일몰 규정을 삭제하고 규정 명확화를 통해 안정적 정부 지원금을 확보하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회가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외면하면서 지원 근거는 사라졌던 터였다. 올해 정부 지원 예산 10조9702억원을 편성해 놓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보험료 7.09%→18% 폭등 우려는 물론 당장 4월 이후 정부부처 예산 편성 심의 작업과 건보 의료수가 협상 등 여러 과정상 혼란이 예고됐었다.

여야 정쟁에 발목 묶여 3개월간 진척이 없던 건보 재정에 대한 국고 지원은 5년 연장하는 법안이 23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이 같은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5년 연장해 건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개정안에는 '국고지원 확대 등 건보재정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부대 의견이 추가됐다. 출산율 감소와 함께 노인 인구 비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일몰제 연장조치만으로는 건보 재정 건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이유가 크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흔히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국은 2000년에 이 단계를 넘어 2018년 65세 이상이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최근 통계청 인구 추계를 보면 2025년 한국은 65세 이상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25%, 2060년 43.9%에 이르러 15~64세 생산 가능 인구 48%와 맞먹는 규모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어 207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생산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건보 국고지원 과정에서 정부의 실행력 담보는 여전한 숙제다.

kh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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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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