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설치하고 대마 재배·제조부터 직접 흡연까지
다크웹수사팀, 역량 발휘해 추적단서 포착
"마약수사 역량 복원·강화 등 마약범죄 총력 대응"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아파트 등 주거밀집 지역에서 대마 재배·생산 공장을 설치한 뒤 이를 재배·제조하고 유통한 혐의를 받는 20~30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전날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권모(26) 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20여평 규모의 제조시설 전면에 대마 재배용 텐트가 설치된 모습. [제공=서울중앙지검] |
◆ 텔레그램서 대마 판매…檢, 제조·생산 시설 및 대마 압수
권씨와 공범 박모(26) 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1년 이상 대마를 재배하고, 이를 판매할 목적으로 텔레그램에 29회에 걸쳐 광고를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대마를 직접 흡연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 등은 서울 중랑구의 주거밀집 지역에 대형 대마 텐트, 동결건조기, 유압기 등 전문 대마 재배·제조 시설을 설치해 이를 재배했다. 특히 이들은 동결건조·액상 추출·프로필글리콜 용액과 혼합하는 과정 등을 거쳐 일반 대마에 비해 환각성분이 3~4배 높은 액상 대마를 제조했다.
이들은 그동안 외부 감시용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해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당시 이들은 식재 상태의 대마 5주, 건조 상태의 대마 약 1.2kg도 소지했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달 8일 김해시 소재 아파트 2곳에서 대마를 재배한 정모(38) 씨와 박모(37) 씨 등 2명도 구속기소했다.
정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대마 텐트 등 재배시설을 갖추고 대마를 직접 재배한 뒤 이를 판매할 목적으로 텔레그램에 26회에 걸쳐 광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권씨 등과 마찬가지로 대마를 직접 흡연한 혐의도 받는다.
정씨 등은 체포 당시 식재 상태의 대마 13주와 건조 상태의 대마 약 580g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번 수사는 중앙지검 다크웹수사팀이 두 시설에 대한 추적단서를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2018년부터 다크웹수사팀을 설치해 운영해왔으나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해체됐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2월 마약수사 역량복원을 위해 중앙·인천·부산지검에 다크웹수사팀을 재설치했다.
다크웹수사팀의 추적을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2월 정씨 등 2명의 재배시설을 먼저 압수수색해 이들을 체포했으며, 이후 계속된 수사를 통해 지난달 29일 권씨 등 2명의 재배·생산공장을 압수수색해 이들을 체포했다.
검찰은 권씨 등 4명으로부터 대마를 매수하거나 함께 흡연한 공범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텐트에서 생육 중인 대마의 모습. [제공=서울중앙지검] |
◆ 檢 "마약 정보 손쉬운 접근 우려"…특수본 출범 등 대응 강화
권씨 등 4명은 모두 마약류 초범으로, 인터넷 등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액상 대마를 제조하는 방법을 습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관련 정보의 범람과 손쉬운 접근으로 20~30대 젊은 층이 마약류를 접하게 되면 쉽게 유통사범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상황임을 재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일원으로서 마약수사 역량을 복원·강화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마약범죄에 총력 대응해 대한민국의 마약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검찰은 경찰청, 관세청 등과 함께 특수본을 구성하는 등 국내에서 늘어나고 있는 마약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수본은 각 기관에서 동원된 마약수사 전담 인력 840명으로 구성됐으며,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김갑식 경찰청 형사국장이 공동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검찰은 대검과 기존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인력을 포함해 전국 60개 검찰청의 마약전담 검사 92명, 마약수사관 270명 등 총 377명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경찰은 전국 시·도 경찰청과 전담 경찰서의 마약수사 전담 인력 371명을 동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수사권 조정으로 축소됐던 대검 마약부서의 부활을 시도할 전망이다.
한 장관은 전날 법무부 간부 간담회에서 "검찰의 마약 범죄 대응 능력이 크게 훼손됐다. 지금 막지 못하면 나중에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고, 이 시기를 돌아볼 때 정말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대검에 신속한 움직임을 지시한 바 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