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증권 매각 이후 10여년 만에 증권업 진출 시동
이베스트‧SK‧유안타증권 등 물망에 올라
"부동산PF‧재무건전성 등 리스크 걸림돌로 작용"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국내 증권사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겁게 달궈졌다. 최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여년 만에 증권사 M&A으로 가닥을 잡고 여러 후보사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스트증권과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중 재무 안정성과 금융지주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곳들이 인수 후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4일 본사 강당에서 열린 우리금융그룹 제9대 회장 취임식에서 우리금융이 나아갈 방향으로 4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2023.03.24 ace@newspim.com |
1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위해 현재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재무 안성정과 가치 평가 등 인수를 위해 내부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은 두터운 리테일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시가총액이 5000억원대로 인수하기 적절한 규모라는 평가다. 유안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58%를 보유한 유안타그룹이다. 유안타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1조557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451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지분율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매각가를 1조2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점포(지점·사무소) 수는 지난해 9월 58개로 KB증권(104개), 신한투자증권(80개), NH투자증권(75개), 하나증권(55개)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G&A의 보유 기한이 올해 6월까지로 펀드 출자자인 LS네트웍스가 직접 인수하거나 외부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 회사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LS네트웍스와 비교했을 때 매출, 영업이익, 시가총액, 자본총계 모두 앞서있다.
SK증권은 리테일보다 기업금융(IB)에 강점을 보이지만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라는 점에서 물망에 오른다.
교보증권은 모회사인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 간 풋옵션 분쟁 여파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양증권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로 우리금융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에서 비롯되는 리스크가 걸림돌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자 인장에선 높은 리스크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며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무분별한 부동산 PF 대출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낮아진 측면과 그에 따른 고정비 지출 등 다양한 리스크 등이 매각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요소들이 동시에 작용하면 투자 위험은 회사와 인수 직원들이 분담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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