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글로벌 침체 우려 속에 펀드매니저들 사이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지난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로 고조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글로벌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매니저들의 채권 대비 주식 비중이 지난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최저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실시된 이번 서베이에서 매니저들은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로 채권 보유 비중을 10%로 늘렸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대치다.
또 응답자의 63%가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다만 이처럼 비관적인 투심이 오히려 위험 자산에는 '역발상'(contrarian) 투자 신호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BofA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투자 노트에서 "예상대로 2분기에 미 경제가 침체되지 않으면, 채권 금리와 은행주가 랠리를 펼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하트넷은 기술주의 비중은 줄이고 저렴한 은행주 등을 매수하기를 권고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4100~4200포인트 범위로 오르면 매도하기를 조언했다. 18일 기준 S&P500 지수는 장중 4150선에 거래되고있다.
하트넷 전략가는 성장 둔화 우려로 주식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며, 지난해 내내 약세장이 펼쳐질 것을 정확히 예측했었다.
미 증시는 지난달 SVB 사태로 급락했으나, 이후 은행권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며 반등했다가 예상보다 둔화한 고용 수치에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며 이달 들어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
또 이번 서베이에서 응답자들은 신용경색과 경기 침체를 가장 큰 꼬리 리스크(발생 가능성이 희박하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투자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로 꼽았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매파 기조를 이어가도록 하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가 각각 그 뒤를 잇는 리스크로 꼽혔다.
또 응답자의 80%는 미국의 부채 한도가 9월까지는 상향될 것으로 보았으며, 84%는 글로벌 소비자물가 둔화를 예상했다.
이달 들어 매니저들 사이 가장 인기가 있었던 베팅은 기술주 매수(30%), 미국 은행주 매도(18%), 중국 주식 매수(13%), 리츠 매도(12%), 유럽증시 매수(11%), 미 달러화 매수(5%) 순이었다.
BofA의 서베이는 지난 4월 6~13일에 이르는 1주일간 총 6410억달러(한화 약 844조8380억원)를 운용하는 249명의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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