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과의 양자대결 구도 오히려 반겨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이 '실패한 대통령'을 "내가 나서 이길 것"이라며 공격하고 나섰다.
차기 대선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될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80세 고령인 바이든의 출마를 오히려 내심 반기며 이를 계기로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바이든은 미국의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면서 "이렇게 처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재선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이어 '대선 사기' '선거 불복'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당신들은 지난 대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속였고, 선거를 조작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선 TV토론에 나서 바이든 대통령의 실정을 언급하면 민주당원들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면서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5명을 합쳐도 바이든이 불과 몇 년 만에 우리에게 끼친 피해의 근처에도 못 갈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바이든의 경제 및 금융 운용 실책과 이민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바이든은 역사상 가장 당혹스러운 사건인 아프가니스탄 재난을 시작으로 우리를 망신시키고 있다"면서 "그 끔직한 (미군) 철수를 보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협력했고, 상상도 못할 이란의 핵 폭탄 (보유)은 며칠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신이 직접 두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음에도 실패했던 북핵 문제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집권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자신이 다가올 3차 대전도 막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선거에서 당신들의 지지로 우린 바이든을 이길 것"이라면서 "경제를 구하고, 인플레이션을 분쇄하고 남쪽의 국경에서 (이민자) 침입을 막겠다"고 적었다.
그는 자신의 선거 구호인 "우리 모두가 위대한 미국을 다시 만들 것"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분짜리 선거운동 영상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며 재선을 위해 2024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선거운동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년 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지금도 그러하다"며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니며, 이것이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발표된 월스트리트 저널(WSJ)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양자대결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유력한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38%)를 크게 앞섰다.
한편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선 3%p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