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의대, 수학·과학탐구 영역에서 특정 과목 지원 제한
수능 선택과목 지원 자격 낮춘 대학 17개↑
고려대 논술 전형 7년 만에 부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연세대 등 17개 대학이 이공계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과목 필수 반영 기준을 폐지했다. 문과생의 이과 지원 폭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국 의대 39개 중 서울대 등 29개(74%) 대학이 수학, 과학탐구 영역 등 특정 과목으로 지원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문과 계열 수험생의 이과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수시 논술고사에 수험생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2.11.27 /뉴스핌DB |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6일 4년제 일반대학 196곳의 전형요소 등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은 학생 선택권 확대,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2022학년도부터 시행된 제도다. 국어, 수학영역이 '공통+선택' 과목 구조로 치러지며, 탐구영역도 계열 구분없이 과목을 골라 시험을 보면 된다. 대학도 문이과 계열 구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입시 현장에서는 애초 제도의 도입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주요 대학으로 불리는 수도권 대학이 수학 미적분, 기하 또는 과학 탐구 2과목을 선택하도록 한 반면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통합형 수능으로 치러진 입시에서도 이른바 이과 수험생이 대거 문과 계열에 교차 지원하면서 이른바 '문과침공'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문과생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해 지원 자격에 대한 장벽을 낮추도록 유도할 방침이었지만, 수능 선택과목 지원 자격을 낮춘 대학은 17개 증가에 그쳤다.
해당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국민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항공대, 한양대, 한양대(ERICA) 등이다.
현 수능의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조정 방식도 여전한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수학·탐구 영역의 필수 반영을 폐지해도 조정점수제에 의해 사실상 미적분과 기하의 표준점수가 높게 산출된다.
이에 따라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인문계열 수험생들에게는 여전히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전국 의대 39개 중 서울대, 가톨릭대 등 29개 대학이 수학, 과학탐구 과목을 이과 과목으로 특정하고 있어 문과 수험생의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고려대가 2018학년도에 폐지했던 논술 전형을 7년 만에 부활한 것도 2025학년도 대입의 특징 중 하나다. 2024학년도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가 대폭 축소되는 점 등을 고려해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주요사항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오는 7월 게재하고, 학생과 학부모 등이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