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 및 금융자산 가격 상승으로 외화보유액 증가
'금 사재기' 6개월 연속 지속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의 외화보유액과 금 보유량이 공개됐다. 외화보유액과 금 보유량 모두 수 개월째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 외화보유고 안정적 증가..."외부 리스크 대응에 도움"
중국 국가외화관리국(외화관리국)은 7일 지난달 말 기준 외화보유액이 3조 2048억 달러(약 4229조 541억원)으로 전월 대비 209억 달러, 0.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화관리국은 "미 달러화 가치 하락과 글로벌 금융자산 가격 상승으로 4월 외화보유액이 늘어났다"며 "고품질 발전 추진과 경제 회복도 외화보유액의 안정적 유지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외화보유액은 환율 변동과 자산가격 변화, 외화 투자 수익률의 영향을 받는다.
중국외화투자연구원 자오칭밍(趙慶明) 부원장은 4월 외화보유액이 209억 달러 증가한 것은 환율 변동 영향이 컸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비 달러지수가 0.91% 하락한 반면 유로화 및 영국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절상됐다"며 "외화보유액 중 자산을 달러화로 환산하면서 잉여금이 생겼고 이것이 보유액이 100억 달러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자오 부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한 "외화를 보유하는 주요 형태는 '채권'"이라며 "지난달 채권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잉여금이 발생했고, 보유 외화를 통한 투자 상품이 매월 만기를 맞으면서 발생한 투자 수익도 외화보유액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막대한 외화보유액은 외부 리스크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젠서(建設)은행 금융시장부 차오위보(曹譽波) 연구원은 "수입 결제 능력으로나 단기 채무 상환 능력,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하는 외화보유액 적정도 기준 모든 면에서 보더라도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상당히 여유 있다"며 "주요 선진 경제체의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금융시장이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거액의 외화보유액은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 6개월 연속 '금 사재기'..."비축 자산 다원화 등 위한 것"
중국의 '금 사재기'도 이어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7일 지난달 8.09t의 금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4월 말 기준 총 보유량이 2076.47t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4월까지 6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렸다. 이 기간 확보한 양만 128.15t에 달했으며 보유 중인 금 가치 역시 1323억 53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1172억 3500만 달러) 대비 151억 1800만 달러 증가한 것이다.
중국 당국의 금 사재기에는 3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 보유량을 늘림으로써 보유자산의 변동 폭을 효과적으로 축소하고, 국제 정세 변화 속 보유자산을 다원화 함으로써 외화보유고를 보호하며, 외화보유고가 늘어난 만큼 금 비중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자료에 따르면 6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전체 비축자산 중 금 비중은 3.9%까지 늘어났다. 미국 등 선진국의 보유자산 대비 금 비중이 50% 이상, 신흥경제체도 10% 이상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업체 존스 랭 라살(JLL)의 팡밍(龐溟) 중국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보유자산 중 금 비중이 매우 낮다"며 "금융 안보와 보유자산 다원화 등 필요성을 고려할 때 향후 금 보유량을 추가적으로 늘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