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제 협력 시작점 된 전경련 미래파트너십 기금
"日소부장 수입으로 韓기업 협상력 강화 가능"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한일 정상 간 외교적 협력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일간의 경제협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시작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향후 한일은 반도체 공급망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협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전경련과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조성 발표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양 단체에 공동운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은 양 단체가 10억원 씩 출연해 총 2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이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조성 발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10일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진행상황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공동운영위원회를 통해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공동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해 나가며 한일 국민간 상호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과 경단련의 이 같은 움직임은 양 국의 경제단체가 한일 관계 복원에 따른 경제협력이란 양국의 큰 외교적 방향성에 보조를 맞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일한 데 이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방한을 하면서 이전 정부에서 경색됐던 한일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방한한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한국 경제단체장들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약 1시간 가량 비공개로 티타임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6단체장,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자리했다.
기본적으로 과거 한일 경제협력 관계를 살펴보면 일본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가 강해, 일본의 소부장을 수입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간재로 가공하면, 이것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로 돌아갔다. 하지만 한일관계가 경색되며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나 다른 지역으로 소부장을 수입해야 했고, 특정 지역에 소재, 부품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산연구원장은 "한일관계가 정상화돼 경제협력이 이어지면 중국이나 특정국가 소부장 수입 과의존을 줄이고, 수입할 때 협상력을 올릴 수 있다"면서 "효과적으로 조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한편, 소부장의 국산화 작업도 같이 진행해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 중심으로 반도체 등 공급망에 있어 자국 우선주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흔들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일본과 같은 국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을 통해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재수 전경련 아태협력 팀장은 "전세계 산업구조가 탈탄소, 저탄소로 가고 있어 핵심 전략 광물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이 필요한데, 우니라나나 일본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라 공급망이 취약하다"면서 "일본의 상황은 우리나라보단 나은데, 이와 관련해 한일 양국이 협조할 경우 양국의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현 원장은 "우리나라와 일본은 대외의존도가 높고, 자유시장경제에 올라타 제조 수출 강국으로 성과를 내 왔다"면서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등에 대응해 통상 측면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식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