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익 전년比 60% 뚝
원가율 작년 87%에서 올해 90% 웃돌아
건설부문 비중 절대적...내년 이후 정상화 기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코오롱글로벌이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잿값 상승, 청약시장 불안의 영향으로 올해 부진한 실적이 우려되고 있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인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분기별 실적이 작년 수준을 크게 밑돈다. 이 부분이 개별 건설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생산업체와 대규모로 거래하는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매입 단가가 높아 원가 관리에 어려움이 겪는 실정이다. 다만 신규 수주액이 늘고 있어 원가율 관리가 이뤄지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올해 2Q 예상 영업익 전년比 60% 감소...원가율 90% 넘어
16일 부동산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54억원으로 전년동기(656억원) 대비 61%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2378억원에서 6892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세 둔화는 작년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하던 자동차 부문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분할 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주력사업인 건설 부문의 부진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분기별로는 작년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이다. 작년 4분기에는 232억원 영업손실이 급감한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34억원에 그쳤다. 전년동기 대비 62%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원가율 상승이다. 계약 당시 예상했던 공시비용보다 실제 투입금액이 늘어나면서 매출원가 부담이 커졌다. 공사 기간 중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금액이 늘어도 발주처로부터 보상받기 어려운 게 일반적이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의 지난 1분기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90.9%를 기록했다. 1000억원짜리 공사에 원가를 제외하고 얻는 매출총이익이 약 90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여기에 판매관리비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산출되는데 원가율이 높으면 매출이 많아도 실제 영업을 통해 얻는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작년 1분기 원가율은 87.8%에서 점차 높아져 90%를 돌파했다. 연간 추정치도 9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사현장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이익률이 동반 하락했다. 작년 3분기까지는 5%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으나 4분기에는 2.7%, 올해 1분기에는 2.3%로 낮아졌다. 2분기에는 3.7%, 4분기 3.0% 정도가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대형 건설사의 이익률이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1분기 기준 대우건설 6.7%, GS건설 4.5%, HDC현대산업개발 4.7% 등과 비교해 더 낮은 수준이다.
◆ 실적부진 당분간 불가피...내년 이후 정상화 기대
코오롱글로벌은 2분기 이후 실적 정상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 유통 부문인 '스포렉스'와 상사 부문의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비 대비 46.6%, 33.6% 증가하며 건설 부문의 실적 부진을 다소나마 상쇄했다. 작년 공사 수주액이 창사 이래 최고인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올해 실적이 작년대비 역성장하는 현상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8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원가율 부담도 당분간 해결하기 어렵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로 불거진 원자잿값 고공행진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대형사와 비교해 매입 단가도 높다. 1분기 철근 매입비용은 톤당 98만7678원으로, GS건설(95만3000원), 현대건설(96만3000원), HDC 현대산업개발(97만1000원) 등과 비교해 최대 4% 정도 비싸게 사들이고 있다. 원가율이 90%가 넘고 철근 매입 비용이 연간 1000억원 정도 들어간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레미콘, 시멘트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은 매출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해 성장성을 위해서는 원가율 관리, 분양호조 등이 뒤따라야 한다"며 "올해 영업이익 전년대비 감소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고 내년 이후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올해 들어 45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 사무동(1차수)을 비롯해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529억원), 대웅바이오 공장(618억원) 등의 신규 공사를 수주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비주택 수주액도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