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핵무기 규모 공개...러에 복귀 촉구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이 자체 보유한 핵탄두와 운반체 등의 규모를 전격 공개했다. 이는 지난 2월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고 핵탄두 보유수량 공개를 거부한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지난 3월 1일 기준으로 1419개의 핵탄두와 이를 탑재한 662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중폭격기 662개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 800기의 전달체계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3월 공개한 ▲핵탄두 1515기 ▲ICBM,SLBM, 중폭격기 686기 등의 보유 규모 보다 상당히 감소한 것이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중 전략자산인 B-52H 전략폭격기 2대(가운데)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 공중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9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핵무기 보유국 사이의 투명성을 상호 오해와 오산, 많은 비용이 드는 무기 경쟁의 가능성을 줄이는 매우 가치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에도 불구하고 투명성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미국 전략무기의 규모를 자발적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미국은 러시아가 다시 뉴스타트를 완전히 준수하고, 협정에 포함된 모든 투명성 확보와 검증 조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1년 발효한 뉴스타트에 따라 ICBM과 SLBM, 전략폭격기 등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1550개 이내로 제한하는 한편, 반기별로 핵무기 규모에 대한 자료를 교환토록 했다.
뉴스타트는 지난 2021년 5년간 연장됐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갑자기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지난 3월 러시아는 핵무기 보유 규모를 통보하지 않았고, 미국도 이에 상응해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날 자발적으로 핵무기 보유 규모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뉴스타트 복귀와 핵무기 자료 공개를 압박한 셈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