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노동시장 이중구조, 잠재성장률 저하 요인"
"공기업·지방 우발채무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다. 반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1.6%에서 1.5%로 내려잡았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번 결정이 다변화하고 있는 경제 구조, 양호한 대외건전성, 강한 재정건전화 의지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가신용등급은 Aa2로 유지했지만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무디스는 지난 3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1.6%로 제시했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1.5%로 1%p 낮췄다.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은 2%에서 2.4%로 0.4%p 상향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경제가 반도체 경기 둔화, 통화 긴축, 부동산 거래 감소 등 영향으로 성장이 다소 둔화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면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조정 요약 [자료=기획재정부] 2023.05.19 soy22@newspim.com |
또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사태와 크레딧스위스(CS)발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부채 의존도가 높은 부동산·에너지·건설 부문이 취약하다고 언급했다.
우리 잠재성장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는 고령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을 꼽았다.
무디스는 대외 불안 요인에 대응한 정부 정책을 대체로 높이 평가했지만 높은 공기업 부채 비율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재정 부담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레고랜드 사태의 경우 정부 조치로 빠르게 진정됐으며 계속해서 공기업과 지방 정부의 우발 채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 감소, 고령화로 인한 지출 증가 등은 재정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비교적 낮은 부채비율과 향후 재정준칙 시행 등을 감안할 때 부채감당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기업 부채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잘 억제됐지만 에너지·건설 부문의 부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특히 한전의 경우 회사채 발행한도 확대로 조달 여력이 강화됐지만 우발채무로 인한 재정부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채무는 코로나19 전후로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땐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부터는 재정 건전화 기조로 돌아서면서 재정 적자폭이 축소되고 국가채무비율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끝으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등급부담 요인이며 지난해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이 크게 증가했지만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기재부는 "무디스의 이번 평가를 통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여전히 유효하며 건전재정 기조 전환으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개선됐음이 확인됐다"며 "재정준칙이 법제화될 경우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재정정책의 독립성·효과성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도 무디스 등 국제 신평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고령화 등 구조개혁과제 대응, 잠재성장률 제고, 금융시장 안정성 유지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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