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전경련 행사 멘토 참여...전경련 위상 회복 중?
과거위상 되찾아도 정권 교체되면 '글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25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개최한 국민소통프로젝트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 한끼'에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멘토로 참여해 MZ세대 30명과 대화를 나눴다.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정 회장은 전경련 복귀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엔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18일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경련 혁신안을 발표하고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간판을 바꿔달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김 대행이 전경련 수장으로 취임한 후 전경련은 재계단체로서 위상이 회복되는 듯 보인다. 패싱이 이어졌던 문재인 정권과 다르게 윤석열 정부와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등 굵직한 국가적 이벤트에서 재계단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 3월3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외공관장-경제5단체 오찬 간담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이에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2016년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 SK, 현대차, LG등 4대그룹이 전경련에 다시 복귀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진다. 전경련 혁신안을 발표할 당시 김 대행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4대그룹 복귀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 입장에선 과거 재계단체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4대그룹 복귀가 중요하다. 전경련은 회원사 매출 규모별로 일정 비율의 회비를 받아 운영되고 있는데, 4대그룹 탈퇴로 회비 수익이 급격하게 줄어 조직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전경련을 둘러싼 변화들이 단순히 전경련이 자력으로 변화하고 혁신한 결과물은 아니라는 점이다. 전경련 수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김 대행은 스스로 정치인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2021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시절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직을 수행했고, 2022년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역임해 친 여권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이 시점에 4대그룹이 전경련에 복귀하고, 이번 정권에서 과거 위상을 되찾는다고 하더라도 정권이 교체되면 조직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지금 당장 살기 위해 친여권 인사를 들였지만 이건 장기적으로 봤을 땐 악수가 될 수 있다"면서 "경제단체는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에 경제단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한편으론 4대그룹 입장에서 굳이 전경련에 가입해야 할 유인 효과가 7년 전과 비교해 떨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은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네트워크가 좋아 회원사들은 이것을 활용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며 4대그룹도 자체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데 투자해 자체 시스템을 갖췄고, 전경련의 효용가치가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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