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식 식생활·출산 감소 등 영향
금주·폐경 후 체중유지·운동 중요
"조기진단·치료하면 생존률 증가"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구화된 식생활과 출산 감소 등으로 인해 국내 유방암 환자의 중간 나이가 점차 뒤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환자는 지난 2021년까지 5년간 30.5% 증가했다. 허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조기 치료 시 생존율이 93.8%에 이르는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유방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조기에 진단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유방암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 진료 환자는 2017년 20만6308명에서 2021년 26만9313명으로 6만3005명(30.5%) 늘어났다. 연평균 6.9%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 당 유방암 환자 진료 인원은 405명에서 524명으로 29.4% 늘었다. 유방암 환자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7967억원에서 1조3562억원으로 70.2%나 증가했다. 유방암 환자 1인당 진료비도 386만2000원에서 503만6000원으로 30.4%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성별 연령대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2023.05.25 kh99@newspim.com |
2021년 전체 유방암 진료 인원 중 50대가 34.9%(9만3884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25.9%(6만9839명), 40대 22.4%(6만376명) 순을 나타냈다. 허 교수는 "유방암 환자의 나이는 2000년 46.9세에서 2021년 52.3세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서구화된 식생활과 출산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방암의 발생원인과 주요 증상 등을 보면, 유방암은 대부분 모유를 만드는 소엽과 모유를 유두로 운반하는 유관에서 발생한다. 만져지는 멍울이나 피부변화, 유두 분비물 등이 있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유방암이 있는 것은 아니다. 초기 단계는 대체로 증상이 없다.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암 협회는 생활양식과 관련된 유방암 위험 인자로 음주, 폐경 후 과체중 또는 비만, 경구 피임약, 호르몬대체요법 등을 지목한 바 있다. 치료법으로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등 국소 치료, 항암화학요법, 내분비치료, 표적치료 등 전신치료가 꼽힌다.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금주와 폐경 후 정상체중 유지, 운동 등이 요구된다. 허 교수는 "하루 술을 1잔 마시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7~10% 증가하고 2~3잔 마시면 20%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암 협회는 강한 강도로 1주일에 75~150분 운동하거나 중간 강도 운동을 1주일에 150~300분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
여기에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대체요법을 피하는 것도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30세 이전에 임신을 하거나 모유 수유를 하면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도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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