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올해도 호암상 참석...호암재단 기부도 잇따라
실적 악화 따른 등기이사 복귀? 재판 탓에 가능성 낮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연속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한편 호암재단에 개인자격으로 기부를 하는 등 회장 입지를 단단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삼성 호암상 시상식엔 이재용 회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호암상은 인재 제일주의와 사회 공익정신을 기려 한국, 예술, 사회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기여한 인물에서 수여하는 상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01 mironj19@newspim.com |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전 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0년 제정했다.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까지만 해도 호암식 시상식은 오너일가들이 참석하는 연례행사였다.
하지만 이건희 선대회장이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2017년 이재용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되며 호암상 시상식에 오너일가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이 다시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것은 작년부터다.
이재용 회장이 올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것은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회장 자격으로 처음으로 시상식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회장은 호암상 수상자들에게 포상을 하는 호암재단에 2021년 4억원, 2022년 2억원을 개인 자격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삼성 수장으로서 이재용 회장의 대내외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메리츠 증권에선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올 하반기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실적 악화기 및 책임 경영 필요성은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될 전망"이라며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증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삼성전자가 직면한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반도체 업황은 IT기기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다운텀에 진입했고, 삼성전자 실적 절반을 지탱하고 있던 반도체 실적은 고꾸라졌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64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전년 동기에 이익 규모가 95%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액은 18% 감소한 6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반도체가 미국과 중국 간 패권전쟁 속 국가 안보를 위한 핵심 기술로 떠오르며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대외 환경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단, 삼성 내부에선 현재 이 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보직 부당합병 혐의와 관련해 매주 목요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올 하반기 재판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 그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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