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시기에 조사할 것…피조사자가 요구할 수 있는 사안 아냐"
검찰 수사 지적에는 "흠집내기 발언 유감"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의 검찰 자진출석이 재차 수포가 된 가운데, 검찰이 그를 향해 책임 회피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8일 "검찰의 소환조사는 수사의 한 방식으로, 수사팀에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시기에 하는 것"이라며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요구하거나 재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출신인 송 전 대표가 이러한 부분을 잘 알면서도 이런 행태를 반복하는 것은 본인 및 측근들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아직 송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시점이 아니라고 보고 있으며, 수사 일정에 따라 필요한 시기에 그에게 출석 요청 등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전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등을 언급하며 수사의 형평성 등 검찰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2차 출석이 거부 당한 후 중앙지검 입구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오전 2023.06.07 leemario@newspim.com |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본인의 사건을 해명하지 않고 별개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수사팀을 폄훼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송 전 대표가 계속해서 수사팀을 흠집내기 위한 발언을 하는 부분에 대해선 다시 한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절차나 위법적인 부분이 있다면 수사팀 전체가, 사건 전체가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사팀은 그 부분을 명심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엄정하게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사건을 수사 중인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5일 국회사무처를 압수수색했다. 이는 당시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원들을 특정하기 위한 교차검증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수자뿐만 아니라 살포자 등 기타 관계인들도 포함해 당일 행적과 금품 살포의 경위 전반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했다"며 "유용한 자료라고 판단하고 있고,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들과 종합적으로 교차검증해 특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다른 캠프에서도 금품 살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는 선을 그었다.
검찰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공소장에 윤관석 의원이 한 회의에서 '경쟁 후보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뿌리고 있으니 우리도 국회의원들에게 그 정도의 돈을 주자'고 제안해 현금 제공 계획이 확정됐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 캠프에서 돈봉투를 살포한 경위, 그러한 이야기와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 공소사실에 설시한 것"이라며 "지금은 송 전 대표 캠프 금품 살포 부분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윤 의원과 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오는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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