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21 개선해 NEO 제작…에어버스 이미 인식" 주장도
승무원 교육 강화·보호 필요…미국행 검색완화 지적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과정에서 비상문이 열린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된 A321 제작사 에어버스사가 이미 비상문의 문제를 알고 있어 시스템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상문이 열리는 과정에서 통제가 불가능한 부분을 제작사 차원에서 해소해야 한다는 의미다. 승무원 교육 강화와 함께 이들이 공무를 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구체적인 보호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서울 공항동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열린 '항공기내 보안 혁신을 위한 역량강화 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
◆ "비상문 개방 통제 불가, 시스템 점검해야"…에어버스 이미 알고 있다는 주장도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공항동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열린 '항공기내 보안 혁신을 위한 역량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비행 중 비상문이 열린 A321 기종의 미비점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원태 청주대 교수는 "비상문이 열리는 과정에 통제가 불가능했던 것은 비상문에 대한 에어버스의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에어버스사가 이미 A321의 비상문이 쉽게 열리는 문제를 알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321은 중간에 있는 비상문이 너무 쉽게 열려 후속 기종인 A321NEO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객기 날개 부분에 비상문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문이 쉽게 열리지 못하도록 개선했다"며 "에어버스는 이미 비상문 문제를 알고 있는 만큼 제작사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객실 승무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호원 한국항공보안학회 회장(항공대 교수)은 "승무원의 보안 교육이 8시간밖에 안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특별사법경찰, 항공기내보안요원으로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현재 통로 좌석은 비용을 더 지불하는 승객이 앉도록 하는 구조여서 의도적으로 좌석을 선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승객 요건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무원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법적 보호의 근거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진홍찬 제주항공 팀장은 "국제협약과 각종 법에 승무원이 불법방해행위에 대해 해야 하는 역할이 상세하게 규정된 반면 이들이 기내에서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면책이 부여되는 조건은 국내법에 한 문장에 불과하다"며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무엇을 지커야 면책을 부여하는지 조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안돼 승무원들은 불안에 떨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사법경찰이라는 공무를 승무원에 위탁한 만큼 경찰과 동일하게 보호해줘야 한다"며 "기내에서 폭행이 발생하면 반드시 경찰서에 인계하도록 하는 조항 역시 반의사불벌죄로 인해 기각되는 경우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철성 아시아나항공 팀장은 "A321 비상구는 제작사가 설치했고 저희는 국내외 규정을 이행하고 승객에게 브리핑도 했다"며 "착륙 과정에서 승무원은 착륙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하는데 이번 사건으로 비상구 좌석에 대한 브리핑 강화, 직원이나 안전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앉히는 것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 기장·승무원 보호·역할 강화 필요성…"미국행 탑승 여객 보안검색 완화해야"
기장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희복 기장은 "기내 불법행위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장의 책임을 객실 승무원이 위임받고 있는 반면 기장은 엄격한 조종실 출입 통제로 인해 권한을 발휘할 수 없다"며 "장거리 운항의 경우 조종실 밖에서 대기하는 기장들이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도록 하고 제도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행 항공기 탑승 여객의 보안 인터뷰와 2차 검색 등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관홍 대한항공 팀장은 "미국 TSA(교통보안국)의 공지로 2018년부터 이런 제도가 강화됐지만 이 과정에서 탑승이 거절된 사례가 없었다"며 "실효성 측면에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미 항공보안체계 상호인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팀장은 "후속조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우선 진행돼야 한다"며 "승객 편의는 물론 관련 비용을 절감하면 항공사는 교육, 훈련 등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목 서울지방항공청장은 "최근 항공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어 작은 사고가 모여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