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범죄도시3'가 올해 첫 800만 관객을 돌파, 1000만 카운트 돌입에 들어섰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 개봉 영화 일부가 관객수 조작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털어낼 기회라는 시각이 많다.
◆ 한국영화 침체기 '관객수 조작' 의혹…극장가 몸 낮추기
지난 13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혐의를 받는 멀티플렉스 3사(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과 영화 배급사 3곳(키다리스튜디오·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 등 총 6곳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배급사와 영화관이 공모해 영화 관객 수를 허위로 늘리고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해 영화진흥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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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이 제기된 영화 배급사 측 일부는 지난해 새벽 시간대 특정 영화가 매진되는 현상에 대해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한 내부 테스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예매 분량이 박스오피스 순위에 반영된 것으로 드러나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아직 없지만, 그간 영화계에서는 흥행을 유도하기 위해 배급사가 극장 측과 협의해 관객 수를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간 별다른 공론화와 의혹 해소가 없었던 만큼 이번 조사를 계기로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고 영화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도 흘러나온다.
특히 이번 조작 의혹이 흘러나온 작품 중 '비상선언'의 경우 지난해부터 역바이럴 논란 등에 휩싸이며 악재가 이어져왔다.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임시완 등 국내 최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했으나 지난 8월 개봉해 20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이후 배급사 쇼박스는 경쟁업체의 역바이럴 진행 정황을 확인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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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로 대형 멀티플렉스사는 물론이고 영화 배급사들은 몸을 낮춘 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압수수색이 진행될 당시에도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는 간단한 입장만을 밝혔다. 이 사건이 극장가에 미칠 파장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 '범죄도시3' 비롯 블록버스터 외화 줄줄이…"큰 악영향 없을듯"
공교롭게도 극장가 압수수색이 전격 이루어진 지난 13일 '범죄도시3'의 800만 관객 돌파 소식이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극장가에 관객들이 조금씩 모여들고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등의 흥행작이 나올 수 있었던 흐름을 올해도 가져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업계의 모든 이들이 '범죄도시3'의 흥행과 이번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21일 '귀공자'를 시작으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1' '바비'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의 기대작들이 바톤을 이어받을 채비 중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영화 '범죄도시3'가 개봉 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3'는 지난 5일 69만8289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521만632명을 달성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모습. 2023.06.06 mironj19@newspim.com |
일부에서는 코로나 시기 관객수와 개봉작이 급격히 줄고 시장이 1/3 이상 축소되는 등 충격적인 침체가 이어졌기 때문에 관객수 조작이 사실이라 해도 "오죽했으면 그랬겠나" 하는 시각도 없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경찰 수사를 계기로 "논란을 벗고 투명성이 제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범죄도시3'는 개봉 3주차에도 마동석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이 각종 극장을 직접 찾으며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현재의 추이가 이어진다면 내주 올해 첫 1000만 영화 타이틀이 가능하단 예측도 나온다. 타 업체들 역시 오는 29일 톰 크루즈와 '미션 임파서블' 팀 내한, 영화 '바비'의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내한 등을 준비하며 올 여름 성수기를 채비 중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수 조작 논란은 악재일 수 있지만 압수수색이 영화계에 부정적인 영향은 아닐 것"이라면서 "잘못된 것이 있다면 시정하고 향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이 더욱 투명하게 운영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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