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박 전 특검 직접 소환 전망…청탁 정황·대가 요구 등 진술도 확보
곽상도 '50억 클럽' 사건 수사도 속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일당'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대가를 받기로 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16일 대장동 분향대행업자 등 관계자들을 소환했다.
검찰이 박 전 특검의 막판 혐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그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대장동 분향대행업자이자 박 전 특검의 인척인 이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박 전 특검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받기로 한 50억원을 자신이 대신 받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제가 그렇게 진술했던 내용"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2017년 8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 제공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공판에 참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8.07. leehs@newspim.com |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박 전 특검과 김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 사이의 청탁 및 금품 지급 방식을 논의한 경위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 관계사 중 하나인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조우형 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조씨는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고 283억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씨는 2009년 대장금융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가 부산저축은행에서 1155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받도록 불법 알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씨는 이때 검찰 조사를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인물이 박 전 특검이었고 그를 소개한 인물이 김씨였다.
검찰은 이날 조씨를 상대로 박 전 특검이 대장동 민간업자를 부당하게 지원한 의혹 등 관련 조사를 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이자 대장동 사업에서 민간업자와 실무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양재식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특검의 주변 인물들이 연달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일각에선 박 전 특검에 대한 소환조사가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김씨 등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당시 우리금융 사회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구성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애초 박 전 특검은 이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뒷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만 참여하기로 하면서, 박 전 특검 측의 약정 금액도 50억원으로 줄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의 청탁 정황과 그가 대장동 일당에 컨소시엄 구성을 돕는 대가를 요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 클럽'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이탈을 막아주고, 호반건설과 부국증권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선 검찰이 조만간 곽 전 의원과 그의 아들 병채 씨 등 주요 혐의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