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TV 교체 주기 도래 기대감에 투자 커지나
폴더블폰 등 하반기 OLED 생태계 확대도 영향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SFA)'의 주식 매각을 본격화한 것을 두고 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집중 투자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9일 SFA의 지분 4.3%(154만4000주)를 내다 팔았다. 총 552억원 규모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곧 남은 지분 5.85%도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SFA의 지분 10.15%를 가진 2대 주주였지만 주식 전량 매각으로 주주 지위를 포기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매각 이유에 대해 '내부 사업 환경 및 구조의 변화'를 감안했을 뿐 LCD 사업 철회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FA의 LCD 자동화 설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SFA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지난해 6월 LCD 사업을 전면 철회해 주식 보유 의미가 사라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 [사진=뉴스핌 DB] |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 OLED 확장 사이클에 따른 기대감으로 OLED 사업에 본격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SFA 주식 매각은 OLED 사업으로 투자금을 집중시키기 위해 적기에 이뤄진 비즈니스라는 분석이다.
통상 6년인 전세계의 TV 교체 주기가 내년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당장 올해 하반기 OLED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전세계 TV용 디스플레이 출하가 정점을 찍었으며 내년이면 정확히 6년째를 맞이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전세계 OLED TV 출하량을 올해 1분기 120만대에서 2분기 140만대, 3분기 160만대, 4분기 24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OLED TV 출하량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OLED 생태계 확대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확장 사이클에 따를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하반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폴더블폰 시장 경쟁이 커질 전망인 가운데 프리미엄 폴더블폰뿐만 아니라 중저가형 폴더블폰에도 OLED 탑재가 예상된다. 자동차에 들어갈 OLED패널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페라리'와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해 곧 본격적인 OLED 개발에 나서며, 지난달에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차량 OLED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OLED 분야 등 차세대 분야의 투자처가 많아지고 확장 사이클도 돌아오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위해 투자했던 SFA의 지분을 OLED 사업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정책실장은 "지금까지 침체했던 TV, 스마트폰, 노트북 등 수요가 하반기에는 회복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등 기업들이 이에 맞춰 가동률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SFA의 지분 매각은 LCD 사업 철회와는 큰 관련은 없다"며 "투자금 확보 때문에 이번 매각을 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