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지하철 하차후 10분 내 재승차시 무료 제도 시행
화장실 급할때·중고거래 등 무료 이용 가능해 편리
여성 화장실·개인 특성 감안 15~20분으로 늘려달란 의견도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중고거래 같은 것 할 때 지하철 역에서 잠깐 보거나 식당에 물건을 두고 나와서 잠깐 역 나갔다 오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이럴 때마다 돈이 드니까 불편했다. 이전에는 벨 누르면 역무원이 개찰구 열어주는 시스템 통해서 다시 갔다오곤 했는데 이젠 안 그래도 돼서 너무 편하다. 한편으론 이용객 입장에선 좋은데 지하철 적자가 더 심각해질 것 같아 걱정되긴 한다." (최예영/직장인)
"신림역 학원을 다닌다. 수업을 가야해서 9호선에서 신림선 갈아탈 때 쪽지시험 친다고 외우다가 잘못 내려서 곤혹을 치른적이 몇번 있다. 학생 입장에서 이런 돈이 굳어 매우 좋은 것 같다." (조현경/학생)
이달 1일부터 시행 중인 지하철 하차 후 10분 내 재승차시 기본운임을 면제(환승 적용)하는 제도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이용 중에 실수로 목적지를 지나치거나 화장실 등 긴급용무가 있는 경우 게이트에 교통카드만 태그하면 추가 요금을 납부할 필요 없이 환승이 적용된다.
4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왜 이제서야 이 좋은 제도를 시행했느냐"는 취지의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10분이라는 시간은 좀 촉박하니 15분~20분 정도로 늘렸으면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간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실수로 도착역을 지나치거나 화장실을 급히 이용하기 위해서 10분 내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 다시 탑승하기 위해 요금을 추가 납부하는 이용자 수가 수도권 내 하루 4만명, 연간 1500만명에 달했다. 시민들이 이렇게 추가 납부하는 교통비만 무려 연간 180억원 상당이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지하철 하차 후 10분 내 재승차 시 기본운임 면제(환승 적용) 제도가 시행된 가운데 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 붙은 안내문 앞으로 승객들이 오가고 있다. 2023.07.02 yooksa@newspim.com |
경기 하남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양모씨(24)는 "5호선 하남 구간은 지하철을 한 번 놓치면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구조라 어쩔 수 없이 화장실이 급해도 열차를 타고 참게 된다. 그러다보니 정말 급한 경우라면 다른 역에서 내려서 화장실을 갔다가 다른 열차를 탔다"며 "이같은 제도가 운영될 것이란 이야기는 꽤 예전부터 들었는데 이제라도 시행이 돼서 좋고, 하루빨리 정착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씨(26)는 "하고 있는 일 특성 상 가끔씩 2시간 정도 지하철을 탈 때가 있는데, 흡연자라서 참기가 힘들 때도 있었다"며 "10분이라도 밖에 나갈 수 있으면 흡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라 좋다"고 말했다.
반면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급한 볼일'을 보기에 10분이란 시간은 다소 짧기에 15분~20분 정도로 시간을 늘렸으면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학생 김서윤 씨는 "바뀌어서 좋긴 한데 10분은 좀 촉박한 것 같다"며 "몸 불편하신 분들이나 컨디션에 따라 화장실까지 가는 시간과 거기서 소요되는 시간도 다 다른데 한 15분 정도가 좋지 않을까. 우선 10분으로 시행하고 앞으로 시민들 민원에 따라 변경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전다경 씨도 "우선 지금이라도 바뀐 건 좋게 본다"며 "다만 금요일 저녁에 특히 여자 화장실 같은 경우는 줄이 길 때도 많은데 기다리는데만 10분이 넘게 걸린다. 역이 크고 붐비는 곳은 다들 이럴 것 같은데 시간을 조정해줬으면 좋겠다. 15~20분 정도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0분 내 재승차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비상 게이트는 본래 목적(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 이용)으로만 이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간 무임승차의 주된 통로로 활용돼온 비상 게이트 운영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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