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 올해 시중은행 전환 공식화
새 은행 출범시 8년 만에 6대 시중은행 체제 전환
은행 조달금리 낮아져 대출금리 선택권 확대 전망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 시중은행이 출범하게 되면 지난 2015년부터 유지된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체제가 8년 만에 6곳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5일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체제를 해소하고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발표 이후 김태오 회장은 연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공식화했다. 김 회장은 "올해 안에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그룹] |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됐을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은행채 발행 등에서 금리 메리트가 커져 자금 조달이 용이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모두 신용등급은 AAA이지만 금융채 금리는 만기가 길 때 차이가 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신용등급은 동일한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사이에 채권시장에서 조달금리 격차가 존재한다"며 "시중은행 전환시 디스카운트가 해소할 수 있어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조달금리가 낮은 시중은행이 늘어나게 되고 대출금리 등에서 금융상품 선택권이 다양해질 수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결국 은행이 과점 이윤을 추구함에 따라 금융 소비자는 더 높은 대출금리와 더 낮은 예금금리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국민들에게 보다 낮은 비용(금리)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은행권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은행 입장에선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어 수도권 진출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점도 있다. 현재 대구은행은 정관상 강원, 충청, 전북, 전남에선 영업구역이 제한되고 있다.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점포를 내려면 정관 변경을 해야 한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시 30여 년만에 시중은행에 진입하고 지역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하는 것"이라며 "수도권 및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강원 등에서 여수신 경쟁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영업구역에 제한이 있는데 영업구역이 아닌 곳은 당국을 통해 허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비대면 금융상품 출시가 대세가 되면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전국으로 점포를 확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구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DGB금융지주는 사명 변경은 고려하고 있지만 본점 이전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시중은행 인가를 받더라도 본점은 여전히 대구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은행은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총 6곳인데 시중은행으로 전환이 가능한 요건을 갖춘 지방은행은 사실상 DGB대구은행이 유일하다. BNK금융의 부산·경남은행과 JB금융의 전북·광주은행은 금산분리 규제와 동일인 주식보유 한도 요건에 저촉돼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야 한다. 또한 제주은행의 경우 충족은 하지만 규모가 작아 시중은행으로서의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