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주지훈이 '비공식작전'으로 하정우, 김성훈 감독과 재회했다. 흥행작 '신과 함께'와 '킹덤'을 함께 한 믿음직한 동료들과 올여름 극장을 공략한다.
주지훈은 2일 '비공식작전'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를 통해 "마음이 너무 쪼들린다. 영화 시장 자체가 안좋지만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레바논에서 사는 판수의 전사가 간단히 대사로 나오긴 해요. 월남전에도 갔다가 해외를 떠돌게 된, 시대상을 담고 있는 인물이에요. 87년이면 제가 6살 때지만 지금 기억하고 있는 어린시절과 그리 다르지 않아요. 그때 기억도 있고 시대 분위기도 조금은 알았죠. 판수가 한국에서 사고를 쳤을 수도 있고 의도적이기보다 무지에서 나온 잘못이 아니었을까요.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해외를 전전하다 자리를 잡은 인물일 거예요. 택시기사로 호객행위를 위해 동전을 만들어서 줄 정도로 생활력이 강하기도 하죠. 그렇게 외관이 구체화되고 현지인도 안쓸 전통 모자까지 쓴 열심히 사는 사람이에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비공식작전'의 배우 주지훈 [사진=(주)쇼박스] 2023.08.02 jyyang@newspim.com |
극중 판수는 외교관을 구하기 위해 레바논에 입국한 민준(하정우)과 엉겁결에 동행하게 돼 눈치싸움을 하며 웃픈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 두 배우의 버디무비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유쾌한 신들과 교차되는 다소 무거운 실화 기반의 사건, 화려한 액션 신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처음엔 캐릭터가 잘 보이게 글이 쓰여있었고 집중해서 연기했는데 영화를 보고 깨달았죠. 보통의 버디무비와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보면 작품 자체가 인물 중심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연출가가 인물에 기대 이야기를 전달하죠. 우리는 캐릭터 무비 같지만 완성본을 보니 인물 중심의 영화가 아니더라고요. 너무 큰 이야기고 국가와 국가간의 일이었어요. 그 과정엔 정치적인 시대상도 들어있죠. 민준의 돈을 판수가 중간에 한번 훔치는데 판수 입장에선 그냥 돈인데 관객 입장에선 너무 중요한, 상징적인 물건이다. 이 돈이 날아가면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개입된 사람과 국가 모두가 곤란해지죠. 이야기가 중요한 영화였구나, 깨달은 순간 생각이 많아졌어요. 하하."
김성훈 감독과 넷플릭스 '킹덤' 이후 두 번째, 하정우와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 함께' 시리즈 이후 재회였다. 주지훈은 대부분 분량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하며 몸은 고됐지만 정서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편안함이 있는 현장이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비공식작전'의 배우 주지훈 [사진=(주)쇼박스] 2023.08.02 jyyang@newspim.com |
"친분이 생긴다는 건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상대의 취향과 기조를 알게 되는 거죠.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때도 좀 더 유려해질 수 있어요. 나의 선의가 상대에겐 선의가 아닐 수 있는데 서로 쓰는 언어가 다르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예전에도 문제는 없었지만 '감독님 저 다른 버전으로 해볼까요' 했을 때 누군가는 곡해할 수도 있는 위험이 없다는 거예요. 나의 의사, 생각을 자유롭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현장이 돼서 연기하고 집중하는 거 외부요인을 신경쓸 게 없어서 편했어요. 몸은 고생스러운데 내면이 편했죠."
'비공식작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달리는 좁은 골목길 속 카체이싱 액션이다. 극중 택시기사인 판수가 핸들을 잡아야 했다. 다른 것보다도 사람이 다칠 수 있다는 게 큰 부담이었다.
"막 뿌득뿌득 하는 소리가 들리는 옛날 차들이에요. 카체이싱 쾌감이랄 건 없고 걱정이 컸죠. 만약 저만 탔으면 몰라도 뒤에 나 말고 정우 형이랑 형국이 형이 타있잖아요. 혼자 연습을 많이 했지만 실수를 할 수 있고 잘못해서 박거나 부딪히면 나야 내가 한 거지만 뒤에 탄 사람은 아니니까요. 기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다칠 수 있어서 매번 부담스러웠죠. 정우 형은 뒷자리에서 하얗게 질려있고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비공식작전'의 배우 주지훈 [사진=(주)쇼박스] 2023.08.02 jyyang@newspim.com |
항간에선 '비공식작전'의 액션이 '미션 임파서블'과 비견할 만한 스릴을 준다는 호평도 흘러나왔다. 주지훈은 "우리 영화예산 다 합쳐도 톰 크루즈 몸값 1/5밖에 안되는데"라며 웃었다. 그만큼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전부를 불살라 준 김성훈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아무것도 없이 8분짜리 신을 만들어낸 김성훈 감독님 연출력이죠. 빠른 차도 아니고 서스펜스를 줄 수 있는 장치가 많지 않아요. 극장에서 1조 2천억짜리 영화를 보는 시대인데 여긴 초능력자도 없고 국정원이나 CIA도 아닌 기껏해야 민간인들 총질이에요. 두려워하는 거 말고는 연출할 게 없죠. 그 8분 짜리 신에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심정, 카체이싱의 영화적 장르적 쾌감을 느꼈고 이렇게 찍는구나 싶었어요. 3개월에 걸쳐서 세 도시를 다니면서 20회차에 걸쳐서 찍은, 미친 감독님의 집착과 애정이 켜켜이 쌓여서 나온 멋진 씬이죠. 저한테 감독님은 동경하는 영화인이에요. 몸이 피곤하거나 인간관계가 어려울 때 다 놓을 때도 있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인서트 하나도 대충 안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자기가 사랑하는 것들을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선망의 대상이죠."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