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4년 만에 다시 내한한다. 오는 10월 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대구, 강릉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선 2019년에 이어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의 예술감독인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직접디렉터로서 참여한다.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은 2005년 첫 내한 이후, 2019년 '맨발의 신데렐라', '고전의 진화', '역대 신데렐라 중 가장성공한 발레'라는 수식어를 남기며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펼친 바 있다.
[사진=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
예술감독이자 안무가 마이요의 무대는 전통에서 벗어난 자유로움과 신선함으로 가득하다는 평을 받는다. 파격에 가까운무대의상,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무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환상적인 음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진보하는 컨템퍼러리 발레의 힘을 보여준다.
또 마이요에게 영감을 주며, 세기의 최고 에투왈로 몬테카를로 발레단을 대표하던 무용수 출신으로 현재는 발레 마에스터로 활동하는 베르니스 코피에테르가 동행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줄거리 묘사보다는 사랑과 죽음의 재현, 특히 죽음에 중점을 두었다. 절정은 2막 3장으로, 로미오가티볼트를 목조를 때 무대 전체가 슬로우 비디오 화면처럼 연출된다. 죽어가는 머큐소, 놀란 군중, 공포를 느낀 티볼트, 친구의 죽음에 분노한 로미오, 전 출연진이 합세해 한 장면을 각인시킨다. 제 속도로 연주되는 특유의 비극적인 멜로디를들으며 살인 광경을 속속들이 지켜보는 관객들은 비극의 진정한 출발점은 바로 여기였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렇게 뚜렷한 이유를 간과하고, 엉뚱하게 가문간의 대립, 결혼예정자 패리스의 등장, 잘못 전해진 로렌스 신부의 편지를 탓하고있었던 것이다.
마이요는 3막 2장에서 로미오가 죽는 방법도 새롭게 고안했다. 줄리엣의 죽음을 확인한 로미오는 침대 모서리에가슴을 부딪쳐 자살한다. 사랑을 담아내는 방법도 독특하다. 우선 그 실행자인 줄리엣이 소년처럼 괄괄한 성격을 지녔음을 암시하는데, 보다 솔직한 감정 표현을 유도하기 위한 포석 같다. 남녀 기교가 유별한 발레 전통에서 살짝 빗나간 안무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기에 공통된 이미지를 대거 투입했다. 마음의 흐름을 몸의 리듬으로 바꾼 듯이 보이는 유연한춤집이 그것이다. 고전발레에 비해 드라마틱 발레가 사실적이고 극적이지만 마이요의 작품은 더 섬세한 개인적 심리 묘사가 특징이다.
[사진=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찬사를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무대 장치와 조명의 단순화에 성공한 때문이다. 흑백 무대, 전통이 숨어든 도회적 의상, 장치 변환과 조명의 강약에서 안무자의 천재성이 드러난다. 장치의 위치나 높낮이 조절만으로다른 배경을 만들고, 단 1초까지도 계산에 넣은 조명 효과는 감탄의 대상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발레단 내 유일한 한국 수석무용수(Soloist Principal)로 발레리노 안재용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2016년 몬테카를로에 입단하여 군무(코르드발레)로 시작한 안재용은 입단 첫해부터 주요 배역들을 잇달아 연기한 뒤2017년에는 세컨드 솔로이스트로 승급하였다. 이후 마이요 감독의 신뢰로 1년만에 두 단계를 승급하여 수석무용수의 영예를 안았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전설적인 발레리노 디아길레프(Sergey Pavlovich Dyagilev)가 1929년 사망하고 해산된 발레뤼스의 뒤를 이어 1932년 결성되었다. 이후 복잡한 분열과 해산의 역사를 거쳐 1985년 발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모나코의 공주 카롤린에 의해 왕립발레단으로 새 출발하였다.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는 1993년부터 예술감독 겸 안무가로 초빙되었으며, 현재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세계 정상급 컨템퍼러리 발레단으로 손꼽히고 있다.
2013년 국립 발레단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라이선스 공연으로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웠으며, 10년 만에 선보이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마이요의 역작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름다움과 함께 파격과 혁신의 무대로 발레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7월 중순 예매가 시작되며 예술의전당, 수성아트피아, 강릉아트센타, 인터파크티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