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현황 발표
산재 사망건수 284건…전년대비 5.6%↓
산재 사망자 289명…전년대비 9.1% 줄어
대기업 건설사 사고 29.5%·사망자 14%↑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289명으로 1년 전보다 29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이상 사망하는 대형사고 발생이 줄어든데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이 재해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기업 건설사 사고사망자는 오히려 크게 늘어 '안전불감증'이 여전했다. 더욱이 사망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근로자인데다, 최근 들어 외국인 사망자도 크게 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고 있다.
◆ 올해 상반기 전체 산재 사망자 289명…1년 새 29명 줄어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산업재해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289명(284건)으로 전년 동기(318명, 301건) 대비 29명(9.1%) 줄었고, 건수 역시 17건(5.6%)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147명(14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명(1건 증가) 감소했다. 제조업 사고사망자 역시 81명(80건)으로 19명(13건 감소) 줄었고, 기타 61명(59건)으로 5명 감소(5건 감소)했다.
유형별 사고사망자는 떨어짐(111명, 38.4%)이 가장 많았고, 전년 동기(132명, 128건) 대비 사망자와 사고건수가 각각 21명, 18건 늘었다. 끼임(35명, 12.1%), 부딪힘(33명, 11.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깔림·뒤집힘(26명, 9.0%), 물체에 맞음(39명, 13.5%)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명, 7명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50인(억) 미만 사고사망자가 179명(17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명 감소(19건 감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50인(억) 이상 사고사망자는 110명(109건)으로 11명(2건 증가) 줄었다.
최태호 고용부 산업예방감독정책관(국장)은 "매년 보면 사고유형에 편차를 보이는데 올해는 깔림·뒤짐힘 등 장비 사고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깔림·뒤집힘 사고는 자재에 의해 깔린다거나, 물건을 싣고 가는 지게차에 깔린다가 하는 사고 유형"이라며 "기계장비 작업 시 작업계획서를 마련해야 하는데, 중기의 경우 그런 부분이 부족해 정부가 6종 기계장비에 대해 표준작업계획서를 마련했고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50인(억) 이상 건설업 사고 오히려 늘어…DL이앤씨 올해만 3명 사망
50인(억) 이상 사고사망자와 건수는 제조업에서 모두 감소한 반면, 건설업·기타업종에서 크게 늘었다. 특히 대기업 건설사 중대재해는 해가 갈수록 증가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50명이던 사고사망자는 올해 상반기 57명으로 14.0%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사고 건수 역시 44건에서 57건으로 29.5% 증가했다.
대기업 건설사 중 사고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DL이앤씨(옛 대림산업)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소속 사업장에서 7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근로자 8명이 숨졌다. 단일 업체로는 가장 큰 규모다. 올해만 3건의 중대재해로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14일 DL이앤씨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부·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경기지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장을 모아 긴급 합동 수사회의를 열고 "다른 건설사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형 건설사에서 반복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최근에는 DL이앤씨 부산 연제구 공사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고용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하루 전(29일) 오전 9시부터 DL이앤씨 본사와 현장사무실 등에 근로감독관 5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신속히 수사하고 확실한 책임 규정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고용부는 대기업 중대재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채 2년도 되지 않아 판례가 부족한데다, 일반 산업안전보건법 수사보다 조사보고서 분량도 방대해 많은 시간이 투입된다는 설명이다.
최 국장은 "재작년부터 수사관들 수사역량을 끌어올려 최대한 수사를 진행중인데,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아 부담요인으로 작용된다"고 전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