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대상, 올 상반기 라이신 수출 부진 타격
7월부터 라이신 판가 반등...회복 기대감 대두
실적 영향은 아직...4분기 이후 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 업황 부진으로 올 상반기 저조한 성적을 냈던 CJ제일제당과 대상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간 하락세가 이어지던 라이신 판매가격이 최근 반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라이신 수요 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58억으로 전년 대비 40.1% 급감했다. 바이오 사업 부진이 수익성 하락의 주 요인이다. 이 기간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 매출와 영업이익은 8926억원, 398억원으로 각각 20%, 76%나 줄었다.
CJ제일제당의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제품. [사진=CJ제일제당] |
라이신 사업을 영위하는 대상도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8% 줄어든 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대상의 바이오사업 매출은 2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가량 감소했다. CJ제일제당과 대상 양사의 바이오 부문에서 라이신 비중은 20~40% 수준으로 알려진다.
라이신은 사료용 아미노산으로 돼지 등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필수 소재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 시장의 돼지고기 수요 증감에 영향을 받는다. 라이신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호황기를 누렸지만 중국 내 수요가 줄면서 올 상반기까지 판매 가격이 하락하는 등 업황부진에 시달렸다.
그런데 꾸준히 감소하던 라이신 판매가격이 지난 7월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라이신 가격은 킬로당 10.5위안 수준으로 연초 이후 20% 상승했다. 수출 물량은 올 4월 6만7000t에서 7월 9만1000t으로 36% 늘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양돈 시장 개입을 선언하고 돼지 가격 안정화에 적극 가담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라이신 공급 과잉 해소와 더불어 국경절과 춘절에 접어든 점도 가격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CJ제일제당과 대상의 바이오 사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되살아나고 있다. 양사 모두 상반기 식품사업 부문이 성장했음에도 바이오 사업에서 수익성이 줄면서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의 K푸드 인기와 고물가에 따른 내식 증가로 식품사업은 하반기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영국 대형 유통채널에 비비고 김스낵을 입점시키고 미국, 일본 등 6개국에 비비고 브랜드의 글로벌 광고캠페인에 나섰다. 대상 또한 미국 식품사인 럭키푸즈를 인수하고 글로벌 브랜드 오푸드(O'Food)를 통해 떡볶이 소스 등 소스 수출을 강화하는 등 해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업체들은 라이신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계약 중심의 B2B사업이다보니 바로 실적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4분기 이후부터는 현재 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