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약물 투약 후 의사 말 무시하고 운전·뺑소니"
변호인 "피고인과 의견 교환 못해"…첫 재판 공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약물을 투약하고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운전자의 첫 재판이 25일 열렸으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못하면서 약 5분 만에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28) 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상태에 빠트린 신모씨가 8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재판정을 나서고 있다. 2023.08.11choipix16@newspim.com |
검찰은 "피고인은 슈링크 시술(피부탄력개선)을 위해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디아제팜을 투약하고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의 말을 무시한 채 승용차를 운전했다"며 "약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들이받아 골절과 뇌사추정 등 전치 24주 이상 상해에 이르게 했음에도 도주했다"고 공소요지를 진술했다.
신씨 측 변호인은 "기록 열람등사가 지난주에 완료돼 피고인과 의견을 교환하지 못했다"며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최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죄는 국민참여재판 대상"이라며 신씨 측에 의사를 물었다.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생각을 안 하고 있고 조만간 최종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11일 구속 이후 처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신씨는 생년월일과 직업, 주소를 묻는 최 판사의 질문에만 대답하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최 판사는 내달 16일 오전 10시 다음 기일을 열기로 했다.
앞서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10분 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 B(26·여)씨를 들이받고 도주해 B씨에게 뇌사 등 전치 24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사건 발생 직전 압구정의 한 성형외과에서 피부 치료를 빙자해 수면마취제로 불리는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성형외과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현장을 잠시 떠난 것이라며 도주를 부인했으나 검찰은 신씨가 병원 측과 약물 투약 관련 말 맞추기를 시도하기 위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신씨의 소변 검사를 통해 검출된 케타민, 프로포폴, 미다졸림, 디아제팜 등 마약류 상습투약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이다.
또 신씨와 최근 2030세대를 주축으로 온라인을 통해 불법 행위를 일삼는 이른바 'MZ조폭' 모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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