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응급실 중독 실태조사 결과
전체 5997건 중 사망 사례 102건
원인 1위는 치료약물…10대 80% 경험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중독 증세로 응급실을 찾은 3명 중 2명이 자살 또는 자해를 목적으로 한 '의도적 중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를 27일 누리집에 공개했다.
중독 실태조사 결과 작년 6월 1일부터 지난 5월 31일까지 14개 시·도의 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중독환자는 총 5997명이다.
이 중 자살이나 자해를 목적으로 한 '의도적 중독'은 67.2%다. 의도적으로 중독을 시도한 환자들은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 항정신병 약제, 수면제, 졸피뎀 등을 이용했다(그래프 참고).
발생 장소는 가정 내 발생이 73.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노출 형태는 경구 노출 70.2%, 흡입 14.2% 등 순이다. 사망한 사례는 5997건 중 102건으로 1.7%다.
중독환자 발생 현황 [자료=질병관리청] 2023.09.27 sdk1991@newspim.com |
한편 비의도적 중독으로 중독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화장품, 락스 등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사고로 노출되는 경우다. 10세 미만의 연령층은 이 같은 인공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이 30.5%로 높게 나타났다. 농약류 중독에 의한 사고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중독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연령층은 20대(19.0%)다.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가 뒤를 이었다. 주요 노출 물질은 치료약물이 51.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10대는 80%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을 경험했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 또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다.
질병청은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8월 25일부터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과 중독질환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앞으로 소아·노인 등 취약 집단을 중심으로 중독질환 예방 사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가 중독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관계 부처의 정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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