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의 아트페스티벌 서울 대표 공연, 한강 노들섬 발레가 시민들의 가을밤을 깊은 감성의 예술로 물들였다.
14일부터 15일 한강 노들섬 야외무대에서 전막 발레 '백조의 호수'가 전석 무료로 공연됐다. 서울시의 한강 그레이트 선셋 프로젝트와 함께하는 이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의 연간 축제 브랜드 아트페스티벌 서울 프로그램 중 하나다. 발레 공연에 이어 오는 21, 22일엔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가 서울 시민들과 만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강 노들섬 클래식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 [사진=서울문화재단] 2023.10.17 jyyang@newspim.com |
◆ 거짓말처럼 그친 비…'무료 공연' 믿기지 않는 고품격 무대
'백조의 호수'는 발레 공연 가운데서도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 작품이다. 발레 공연 특성상 높은 문턱을 야외, 무료 공연으로 확 낮춘 이번 공연은 기존의 2시시간 여의 극장 공연 장면을 1시간 30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구성했다. 올해 '브누아 드 라 당스' 수상자인 유니버설발레단 강미선 수석 무용수가 주인공 오데트로 오르며 최고의 예술성을 더했다.
첫날 공연인 14일엔 오전부터 내린 비로 '백조의 호수' 정상 공연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기적처럼 갠 날씨 속 시민들은 삼삼오오 노들섬으로 모여들었고 막이 오른 공연은 그들의 선택을 배신하지 않았다. 여느 극장에서 보는 것과 별 차이를 느낄 수 없는 고품격 발레 군무는 시민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어둠이 깔리는 풍경과 어우러져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강 노들섬 클래식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 [사진=서울문화재단] 2023.10.17 jyyang@newspim.com |
강미선 수석무용수는 꼿꼿한 상체와 손 끝까지 영혼을 실은 아름다운 표현으로 '백조의 호수' 오데트 역할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의 명성을 아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발레 초심자에게도 발레와 클래식의 매력을 단숨에 전달했다. 지그프리드 역의 이현준, 오딜 역의 홍혜민 역시 뛰어난 기량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훔쳤다. 마법사 로트바르트 역의 알렉산드르 세이트칼리예프, 광대 역 리앙 시후아이도 다이나믹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더했다.
◆ 자연과 어우러진 클래식 묘미…파격적 야외 공연 매력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오후 6시 시작된 '백조의 호수'는 한강의 노을과 어우러지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을 연출했다. 생생한 색감으로 구현된 LED 스크린은 화려한 궁정 무도회 장면을 단연 빛나게 했고, 백조, 흑조들의 군무는 절경을 이뤘다. 특별히 이번 기회로 발레 공연을 처음 접한 이들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듯하다. 공연 전 노들섬 부근 철교 소음이 우려됐으나 실제 현장에서 공연에 푹 빠진 시민들에겐 거슬리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강 노들섬 클래식 '백조의 호수' 공연 전경 [사진=서울문화재단] 2023.10.17 jyyang@newspim.com |
14-15일 무료로 공연된 한강 노들섬 발레 '백조의 호수'는 1, 2차 온라인 사전예약오픈 30초 만에 전석 매진됐으며 총 1800석으로 14일 1620석, 15일 만석이 가득찼다. 시민들 역시 높은 수준의 관람 매너와 노쇼 없이 뜨거운 호응으로 답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발레 공연이 성공적으로 오른 만큼, 오는 21-22일 '세비야의 이발사' 역시 기대를 모은다. 이번 한강노들섬클래식 공연의 주제인 '시대를 초월한 고전(Timeless Classics)'의 힘을 서울문화재단과 서울시가 제대로 증명한 셈이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