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7일(현지시간)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국영 방송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방송 속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수도 테헤란의 한 행사에서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범죄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7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울러 하메네이는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면서 "세계는 시온주의 정권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연설 중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외쳤다.
하메네이의 이번 발언은 이란이 이스라엘-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기도 하다.
전날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도 "모든 선택지는 열려 있으며 가자지구 주민들을 상대로 자행되는 전쟁범죄에 무관심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몇 시간 안에 저항 전선의 선제 조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저항 전선이란 이스라엘의 중동 점령과 팔레스타인 민족 박해에 대항하는 가자지구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이슬람 무장 정파와 단체를 뜻한다.
이스라엘 북쪽에 있는 레바논에 근거지를 둔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다.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를 공격했고 이스라엘 군은 이날 오전 레바논 내 목표물 타격에 나서는 등 '제2 전선' 전개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란이 직접 참전할 경우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돼 미국과 서방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 헤즈볼라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전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항모전단 두 척을 동지중해로 파견했다.
wonjc6@newspim.com